지난 14일 열린 보령시의회 보령댐 피해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정훈, 이하 보령댐 특위) 회의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8월 아무런 실익도 거두지 못하고 수자원공사에 백기투항 하며 3%의 연체료를 포함한 2021년, 2022년 정수구입비를 승인해주고 올해는 지연배상금까지도 물기로 한 제9대 보령시의회에 보령댐 특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8대 보령시의회의 정수구입비 삭감은 단순한 물값 분쟁이 아닌 댐 주변지역과 보령시민들의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한 첫 걸음이었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지만, 지난 8월 9대 보령시의회의 정수구입비 집행 승인으로 이 모든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충주시의회는 지난 2019년부터 수자원공사에 정수구입비 납부를 거부하면서 대립을 하다가, 3년만인 지난 2021년 6월 체납 정수구입비 일괄 납부와 충주에 대한 수자원공사의 지원 확대를 뼈대로 한 '통합물복지 실현을 위한 상생협약'을 맺었다.

충주시의회는 3년을 대립하면서 4억여원의 연체료 채무를 납부하는 약간의 손해도 봤지만, 협약서에 수자원공사로부터 인근지역 주민들까지 혜택이 가능한 재정 지원 약속에 '법적 효력을 갖는다'는 문구를 명시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보령댐으로 인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댐 주변지역의 염수피해나 가뭄피해, 웅천천 하천 생태계 파괴, 보령 앞바다 어종 및 어획량 감소, 무엇보다 중요한 보령댐 건설이후 지속적으로 희생해 온 인근 주민들과 보령시민들에 대한 보상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앞선 부수적인 사업들에 대한 논의는 오히려 문제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보령시는 수자원공사에 연체료를 포함한 정수구입비를 모두 내줬지만, 정작 보령시는 수자원공사로부터 법률적 효력이 있는 문서나 댐 주변지역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받은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보령댐 상생협력사업안에 담긴 보령댐 물빛공원 편의시설 확충, 미산 체육공원 정비, 댐 상류 K-water 제공 부지 정비 사업안은 굳이 보령댐 특위가 아니더라도 시 차원에서 논의하면 될 일이다.

오히려 보령시가 가진 유일한 유리한 카드를 날려버린 제9대 보령시의회 보령댐 특위를 해체하고 주민들끼리 모여 대책을 마련하고 수자원공사에 공동대응 할 수 있는 민간단체를 설립해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더 가까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