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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2022년 12월 06일 (화) 11:49:37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우리 속담에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한다”는 말이 있다. 볍씨(씻나락)에서 싹이 트지 않을 때 사람들이 “귀신이 까먹었다.”고 말을 한 데서 유래했다. 또 다른 설은 경상도 지방에서 귀신은 제사상이 허술하면 고픈 배를 움켜쥐고 광에 가서 씻나락을 까먹는다고 전해진다. “말도 안 되는 소리”나 “엉뚱한 소리”라는 뜻으로 쓰인다. 비슷한 말로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는 속담과 “개 풀 뜯어 먹는다”는 말이 있으며, “쓸데없는 소리”나 “황당한 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흔히 쓴다.

요즘 정치권에서 이 같은 “개 풀 뜯어 먹는 소리”가 한창이다. 내년도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과 이태원 참사에 따른 정치 쟁점화는 물론이고 청와대의 저질 잠꼬대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가 끈이질 않는다.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가 국회에서 열렸으나 야당 위원들만 유가족들을 만났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에 반발하며 간담회에 불참했다. 

우상호 특위 위원장이 유감을 나타냈고, 유가족들은 철저한 국정조사로 희생자들이 왜 돌아올 수 없었는지 밝혀달라며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이 자리에서 유가족인 이종철씨는 “이게 대한민국 정부에서 할 일입니까. 너무들 하십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님, 주호영 원내대표님,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들, 억울하게 죽은 우리 아들,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사정합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겠다며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 대표는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도 미리 파면하라고 요구한다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며 국조 보이콧으로 맞대응했다. 이태원 참사를 놓고 여야가 정쟁을 벌이면서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만 되풀이 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여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경질 건의에 대해 “민주당 같은 소리 하냐”고 역정을 냈다는 보도와 관련, “민주당 같은 소리가 도대체 어떤 소리냐”고 반발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언론보도에 따르면, 10.29 참사 직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여당 내 의견을 전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같은 소리 하냐”며 역정을 냈다고 ‘동아일보’의 보도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동아일보’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여당 내 경질론을 듣고 윤 대통령에게 “이 장관을 경질하거나 명예롭게 사퇴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겠냐”고 했더니 윤 대통령이 역정을 내며 “무슨 민주당 같은 소리를 하고 있냐”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xx들’이란 쌍소리에 이어 이번에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내 뱉은 것이다. 윤석열 본인의 말대로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 그런지, 하는 행동이 늘 이 모양 이 꼴로 도대체 본볼 게 없다. 언제나 대통령다운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인지, 나라다운 나라는 또 언제 가꾸고 언제 꾸며 놓을 것인지 답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라곤 오로지 구질구질한 억지와 교만, 그리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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