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3.21 화 13:43
의정비, 시립노인병원
 
> 뉴스 > 교육/문화
     
[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유대칠 지음 『대한민국철학사』
책익는 마을 원진호
2022년 11월 08일 (화) 11:06:16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철학의 명령
 인간의 역사는 상상의, 서사의 세계다. 함석헌은 인간을 ‘영과 육을 가지고 지.정.의 활동을 하는 존재’라 했다. 단지 먹고 살지만은 않았다는 이야기다. 우리의 마음은 육체와 뇌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우리가 엮어 있는 사람들간의 별자리에 놓여 있다. 그 별자리는 의미의 세계이고 위로와 위안의 세계이다. 각 시대는 나름의 의미를 쫓았고 그 의미를 위해 죽고 살고 그랬다. 그 의미로 사람들이 묶여지고 엮어지고 고단한 삶을 살아 냈고,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해서는 안 되는 일들도 무정하게 무식하게 행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 의미짓기를 철학하기라고 이야기 한다.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에 세상의 중심이라 여겼던 델피의 신탁(oracle)신전에는 이런 현판이 걸려 있었다. ‘너 자신을 알라’ 나 자신을 알아야 인간은 인간으로 살 수 있었다. 스스로 궁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세상이 나에게 답을 주기도 한다. 물론 그 답이 죽기 직전 오답이라 여기며 죽는 이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철학의 삶을 살고자 하는 자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질문에 답하려 노력해야 했다.   

■ 대한민국 철학
 저자는 우리가 사는 삶의 공동체를 대한민국으로 사유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이 땅 이 한반도 남쪽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1919년 삼일독립운동에서 시원하여, 그 해 9월 11일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임시헌법’에서 시작된다. 그 헌법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이고, 그 주체와 주권은 대한인민에게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대한인민은 일체 평등하다고도 되어 있다. 저자는 대한민국 철학을 논의함에 있어 그 중심을 민중에 두고, 밖이 아닌 안을 본질로 두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그 사유는 한문과 영어가 아닌 우리 말, 우리 글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여 저자는 비판한다. 조선의 양반철학은 중국 중심에서 벗어난 변방의 철학이고, 민중에 대한 지배를 합리화하는 변방의 위계 철학이라고. 조선의 성리학은 이야기 한다. 진리는 저 중원에 있고 그 중원을 아는 변방의 양반이 진리의 먼 곳에 있는 우매한 조선 백성들을 교화해야 한다. 서양철학의 핵심은 진리의 불변성을 논한다. 그 진리는 이 곳에 있지 않고 저 곳에 있다. 그래서 이 것도 위계의 철학이 된다. 동굴 밖의 진리를 아는 자, 제 1의 불변성을 밝히는 자가 무지랭이 민초들을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 세계를 전쟁으로 내몬 제국주의 논리와 식민지배의 정당성에도 이러한 위계의 철학이 적용되었다.  

■ 더불어 있음의 서로 주체성
 저자는 역사의 주체를 민중으로 보았다. 나만의 홀로주체성을 강조하고, 너를 지배의 대상으로 본 여타 철학을 배제한다. 민중에게 힘이 되어 주는 철학으로 ‘너와 더불어 우리라는 안에서의 나의 존재’를 철학함의 중심으로 보았다. 고난과 고통 속에 나와 너의 우리라는 철학이 탄생하고 완성된다고 했다. 이를 ‘더불어 있음의 서로 주체성’이라 했다. 이러한 민중의 철학으로 설 때,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 평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철학의 씨앗과 발전은 어디에 있는가? 저자는 정약종의 ≪주교요지≫를 대한민국 철학의 회임으로 보았다. 서학의 평등을 민중들에게 우리 말로 알렸기 때문이다. 또한 최제우의 ≪용담유사≫를 대한민국 철학의 출산으로 보았다. 양반과 외세를 배격하고 스스로 역사의 주체로서 민중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일제의 식민지배로 이어졌다. 저자는 일제의 난학이나 양학이 결국 천황중심의 제국주의 논리인 ‘국체이론’을 합리화하는데 이용되었다고 주장한다. 해방 후 이승만독재와 군부독재가 이어졌을 때 내세웠던 안호상의 ‘일민주의’나 박종홍의 ‘국민교육헌장’도 일본의 국체이론을 베낀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서로주체성을 확립하려는 철학의 명맥은 어디에 이었던가?

■ 대한민국 철학사의 계보
 저자는 주류 강단 철학과 외래 철학의 신봉, 독재 권력에 아첨하는 철학의 횡행속에서도 면면히 민중을 중심에 두고 진정한 대한민국 철학의 정신을 이어온 존재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바로 윤동주. 류영모. 함석헌. 문익환. 장일순. 권정생이라 하였다. 대단히 과감한 주장이고, 위대한 엮음이다. 저자는 그들의 사상과 행보를 소개하면서 이 것이 끝이 아니라 ‘한국 형이상학의 더욱 체계적인 완성을 위한 첫걸음’이라 하며 결기를 다졌다. 
 이 분들에 관한 책 몇 권은 한국 지성사와 독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었을 법 하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들을 하나로 묶어 소개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저자는 윤동주를 도덕존재론인 ‘부끄러움의 철학’으로, 류영모를 ‘씨알의 형이상학’으로, 함석헌을 ‘고난의 형이상학’으로, 문익환을 ‘사랑으로 하나 됨의 형이상학’으로, 장일순을 ‘나락 한 알의 형이상학’으로, 권쟁생을 ‘자기 내어줌의 형이상학’으로 정리를 하고 있다. 사람의 양면성과 다중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왕이면 긍정적으로 사람의 혁명성과 이타성을 믿는 나로서는 가슴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다. 다 같이 읽어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소개해 본다.  

보령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보령신문(http://www.charm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가장 많이 본 기사
[박종철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곁
[한동인의 세상읽기]국민의 정서와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유치에 '분주'
대천초, 2023년 진단평가 실시
주꾸미·도다리 먹으러 가자!
대천3동, 봄맞이 환경정화 활동&#
천북면, 복지사랑방 운영 '호응'
대천-외연도 항로 여객선 건조 순항
폐광지역 경로당 건강교실 운영
[소비자정보]일부 이유식, 표시된
 
우편번호 33436 충남 보령시 신설 3길 11, 1층(동대동, 모스트센터) | Tel: 041)936-0005 | Fax:041)935-1356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중
Copyright 2009 보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jong86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