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의원이 지난 11일 배포한 "장동혁 의원, 보령·서천 특교세 역대 최대 46억원 확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장 의원은 11일 "보령시와 서천군의 현안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안전부 하반기 특별교부세 보령시 5건 28억원, 서천군 4건 18억원 등 총 46억원을 확보했다"며, "두 시·군의 총액이 역대 정기분 중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다. 과거 류근찬 전 의원이나 김태흠 현 충남지사가 현역의원 시절에 행정안전부로부터 두 시·군이 확보한 특별교부세의 총액이 46억원에 달했던 적은 없었다.

또한, 류근찬 전 의원이나 김태흠 현 충남지사의 경우 매번 특별교부세를 얼마 확보했다며 이를 본인들의 치적으로 홍보해 온 것도 사실이다.

장동혁 의원은 과연 최고의 성과를 이룬 것일까? 물론 보령·서천의 경우만을 본다면 역대 어느 국회의원보다 많은 금액의 특별교부세가 두 시·군으로 배정된 것은 맞다.

그럼 전국을 놓고 보면 어떨까? 인근 서산·태안을 지역구로 두고있는 성일종 의원의 경우 10일 "서산·태안 지역 현안사업과 재난안전사업에 필요한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가 총 7개 사업에 55억원 확보됐다"고 밝혔다. 

보령·서천과 비슷하게 2개 시군이 지역구인 성일종 의원이 밝힌 금액이 장동혁 의원보다 9억 원이 더 많다. 

금액도 차이가 나지만 여기에서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장동혁 의원의 "확보했다"와 성일종 의원의 "확보됐다"라는 표현의 차이다. 

장동혁 의원의 "확보했다"라는 표현은 본인이 주체가 돼 이뤄낸 성과로 보일 수 있는 표현이지만, 성 의원의 "확보됐다"라는 표현은 자신외에도 다른 사람이 노력 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표현이다.

이같은 표현의 차이가 왜 중요한지는 영광군의 보도자료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인구가 5만2천여 명에 불과한 영광군은 12일 "강종만 군수는 민선8기 취임과 동시에 국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국회의원, 국민의힘 조수진 국회의원 등 중앙부처 및 국회를 대상으로 재난 및 지역 현안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적극적인 국비활동을 펼쳐 32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영광군은 특별교부세 확보를 위해 국회의원 혼자가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모든 힘을 모아 대처했다고 밝힌 것이다.

일명 '장관 쌈짓돈'이라 불리는 특별교부세는 요청부터 심사까지 전 과정이 공개되지 않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본예산보다 손쉽게 얻어낼 수 있다 보니 장관에게 예산의 당위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지자체들이 치열한 전략을 짜고 접근한다.

또한, 특별교부세는 국회의원이 신청하거나 하는 예산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사업계획을 수립한 뒤 행안부에 교부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행안부는 이를 토대로 효과성과 필요성, 시급성 등을 두고 판단해 대상 사업을 선정한다.

장동혁 의원의 보도자료가 일반 시민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보수에 가까운 보령시청 공직자들에게서 마저 특별교부세 확보의 모든 공을 본인만의 치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보령시의 노력을 배제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물론, 이런 사례는 장동혁 의원만의 경우는 아니다. 전국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비슷하다. 그렇지만 이제 국회의원이 된지 세달이 채 되지 않은 장동혁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전형적인 엘리트 길만을 걸어온 장의원에게 본인 혼자만을 내세우지 않고 지자체의 공무원들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한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