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가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심상치가 않다. 

박람회지원단과 충남체육대회 준비단의 해산으로 사무관들의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는 이미 예견돼 있던 것으로 미래 조직관리를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한 무능한 시정을 입증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20여년간 인구감소에 대비해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선거때마다 지역 정치권이 그토록 우려먹었음에도 인구감소를 넘어 지역소멸을 우려하고 있는 시점에서 공무원들의 자리 보전을 위해 부서를 늘리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 개편안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은 충남체전준비단과 박람회지원단을 폐지하고, 신산업전략과·대외협력과·새마을공동체과·감염병관리과를 신설, 건축허가과를 행복허가과와 건축과, 산림공원과를 산림과와 공원녹지과, 사회복지과를 가족지원과와 경로장애인과로 분리, 교육체육과와 문화새마을과를 체육진흥과와 문화교육과로 병칭을 변경한다.

다시말해 박람회지원단과 충남체전준비단에 파견돼 있던 사무관들의 자리마련을 위해 크게 필요하지 않은 본청 4개, 보건소 1개 등 5개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며, 팀장급은 14자리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이 급변하는 사회의 변화에 따르기 위한 매라를 위한 조치라면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개편안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육성해야 할 경기침체, 지역소멸, 인구감소, 기업유치, 에너지신산업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며 지역소멸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인구정책팀이 없어지는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

아울러, 2024 섬 국제 비엔날레 행사 준비를 위해 머드박람회지원단과 유사한 조직 신설이 이뤄질텐데, 올해 5개 부서를 신설하고 내년하반기 이후 섬 국제 비엔날레 행사 준비단에 파견할 사무관 이상 자리가 생기면 결과적으로 고위직 자리만 늘리는 결과가 된다. 

이와함께, 해양수산관광국을 미래전략국으로 변경하는데 미래전략에 맞는 명칭변경인지도 의문이다. 관광과, 수산과, 해수욕장경영과가 미래전략국 소관으로 변경된다해도 이들 부서가 미래 신산업, 전략산업 담당 부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생이 보더라도 미래전략과는 맞지 않는 이질적인 부서배치와 명칭변경은 이번 조직개편이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쉽게 짐작하게 한다.

문제는 또 있다. 5개 부서를 신설하게 된다면 결국은 읍면동에서 인원을 빼 신설되는 부서로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생활과 밀접한 읍면동에 결원이 상당히 발생하고 이는 행정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통상적으로 1개 부서는 최소 15명 내외로 구성되는데 박람회지원단과 충남체전준비단에 파견돼 있던 인원의 복귀를 감안하더라도 어림잡아 50명 내외의 인력이 필요한데 정부방침상 정원 확대는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이번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몇몇 인물에 의해 추진된 것은 아닌지, 과연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을 거쳤는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기나 했는지 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