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30 수 13:14
의정비, 시립노인병원
 
> 뉴스 > 교육/문화
     
[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우장식 지음 『어쩌다 백두대간』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22년 09월 27일 (화) 11:07:59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이번 추석엔 뭘할까? 산에나 가볼까. 그렇다면 의미지게 걸어야지. 이천리 한반도 남측 백두대간을 걸어보자. 3박 4일 연휴기간 동안 다녀 올 수 있을까? 가능하다. 묻어가면 된다. 자칭 ‘충청도 촌눔들과 함께한 백두대간 동행 종주기’를 쓴 우장식선생님의 산행문. 3년 6개월에 걸쳐 진행된 <오마루> 산꾼들의 이야기로 내 백두대간 종주기를 시작하련다.

■ 하루
 오늘은 크게 걸어 보자. 지리산권 성삼재에서 시작해 설악산권 진부령까지. 지리산권에서 4일(54km,27시간), 덕유산권 6일(124km,59시간), 속리산권 8일(144.4km,67시간), 소백산권 7일(153.4km,68시간), 태백산권 4일(108km,46시간), 오대산권 3일(93km,41시간), 설악산권 4일(94.6km,47시간). 총 36일이 걸렸다. 거리는 771.4km. 중간 중간 다닌 곳을 합하면 근 800km. 가히 이천리 길을 걸었다. 시간상으로는 355시간. 근 보름을 내내 걸었다. 뭘 그렇게 따지냐고 물을 수 있겠다. 어쩌겠나. 이과적인 머리이니. 거리와 시간이 가늠되어야 그 힘듦이 느껴지니 말이다. 이 산꾼들이 간 선을 난 점으로 공유한다. 지리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설악산을 다녀온 기억이 난다. 그 들이 내 경험과 기억의 점을 지날 때는 유독 공감이 더 간다. 그 들이 마시는 막걸리에 침이 꼴깍이는 것을 보면 안다. 산꾼들의 계획은 매달 가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게 되던가. 5개월만에 산행이 재개되기도 하고, 한 달에 두 번 가기도 한다. 빠진 구간을 단체가 나중에 메꾸기도 하고, 개인이 나머지 공부를 하기도 한다. 8km의 산행(길을 잃어 절대 짧지 않았던 길)이 있기도 했고, 46km의 산행도 있었다. 1박3일의 산행도 있었고, 야영과 민박도 했었다. 어쩌다 백두대간? 그래 이들의 산행은 가끔은 어쩌다 백척간두진일보의 심정이기도 했었다. 

■ 이틀
 이유를 물어보자. 왜 걷는가? 우공(동료들은 저자를 이렇게 부른다)은 ‘산은 삶이요, 등산은 등삶’이라 한다. 당신에게 ‘산을 잇는 것은 삶을 묶는 것과 다르지 않는’것이다. 이재문대원은 등산이 ‘헝클어진 머릿속을 정리하는 데는 걷는 것이 최고’라 했다. 조진행대원은 탈진된 당시의 심신을 백두대간을 걸으면서 회복했다고 한다. 이학원대원은 ‘마음속으로 서로 격려하면서 묵묵히 걸을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해서 좋았다 했다. 이인우대장은 ‘시간과 체력, 거리등의 제한과 강한 의지력 같은 요건이 수반’되는 종주에 끝까지 같이 해 준 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한다. 등산은 인생과 같이 ‘따로 또 같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상하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 산행에서의 의견충돌이나 심신의 힘듦에서 오는 동행의 위기는 왜 없었겠는가. 종주가 이들에겐 진심이었다. 개인 사정으로 동행하지 못한 구간을 숙제라 하여 각 자 시간을 내어 걸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모임의 이름인 <오마루>가 종주를 완성하는 날 지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사흘
 등반기를 읽으며 내 맘과 몸도 따라 걷는다. 그런데 자꾸 끊긴다. 온갖 야생화가 나오기 때문이다. 배너미평전의 ‘산거울’이 나오면 검색해서 찾아본다. 대간령구간의 병풍바위에 있는 ‘양지꽃’과 너덜지대에 널려 있는 ‘산목련’이 나오면 또 검색해본다. 알 것 같은 야생화면 그 풍경이 잘 떠오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난감하다. 잘 모르는 꽃이면 검색된 도감으로도 잘 모르겠다. 항상 우공의 풍경엔 야생화가 들어와 있다. 조릿대, 눈개승마, 산오이풀, 제비꽃, 참바위취, 일월비비추, 원추리등등.  산하의 척추뼈를 단단히 부여잡고 있는 잔근육이 바로 우공이 보는 그 풍경들일 것이다.

■ 나흘째
 너른지대나 산마루나 고개에는 산꾼들이 쌓아놓은 돌탑이 있다. 우공도 여기에 돌을 얹으며 소원을 빈다. ‘나와 가족과 그리고 우리 대원들의 안녕과 행복한 삶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 사회가 복지사회로, 더 나아가 이 민족이 하나된 통일국가로 나아갈 수 있’기를. <오마루>모임도 2017년 7월 2일 종주를 마치며 한반도의 북쪽 길이 열리면 백두산까지의 대간길을 걸어보자고 약속을 한다. 나도 우공이 바라보는 북쪽 하늘과 야생화를 묘사한 『어쩌다 백두대간:북쪽』의 출간을 고대해 보련다.
 그리고 아 참 진짜 궁금한게 있다. 덕유산 빼재에서 광주에서 온 산악회원들이 건네줬다는 그 막걸리. 내리 석 잔을 마셨다는 그 막걸리가 진짜 ‘지금까지 즐겨 먹던 최고의 맛 내포 막걸리’보다 더 맛있었을까요? 진짜로! 궁금하다. 그 문장을 읽을 때 내 옆에는 내포막걸리가 있었다. 

보령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보령신문(http://www.charm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가장 많이 본 기사
"말로는 적극행정, 현실은 늑장행정
[박종철 칼럼] ‘혼용무도’의 추억
해양경찰인재개발원을 보령으로~
국립수목장림 '기억의 숲' 개장
대천1동에 따뜻한 온정 이어져
남포초유, 자연 속에서 함께 놀자
한내여중,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
겨울철 수도시설 동파 방지대책 추진
도의회, 역대 의장 초청 간담회 개
시, 재난대응체계 종합점검
 
우편번호 33436 충남 보령시 신설 3길 11, 1층(동대동, 모스트센터) | Tel: 041)936-0005 | Fax:041)935-1356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중
Copyright 2009 보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jong86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