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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빌 게이츠 지음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책익는 마을 홍 순오
2022년 08월 02일 (화) 10:56:55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탄소기반산업은 전 세계를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다. 화려한 건물과 넘쳐나는 물건들, 우리를 먼 곳으로 데려다주는 다양한 교통수단, 물 쓰듯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기, 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 등 우리의일상에서 탄소기반산업과 무관한 것은 거의 없어 보인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동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구가 정말 뜨거워지고 있는지, 기후 위기가 정말 위기가 맞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지역이 안전하다고 지구가 괜찮은 것은 아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한 산불은 기온 상승과 그로 인해 건조해진 날씨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 비해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고, 기후 위기 관련 단체들도 많아 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후위기 관련 단체들의 활동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먼저는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지고서도 정작 기후위기의 극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는 막연했다. 그리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 고통당하는지, 그리고 해결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빌 게이츠의 책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실질적인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떤 일들이이루어져야 하는지 큰 그림을 보여준다. 빌 게이츠는 전 세계 인구가 연간 대략 510억 톤의 온실가스를 대기권에 배출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빌 게이츠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들에 대해 다섯 가지 물음을 토대로 전체 배출량의 순위와 해결을 위한 기준을 정리한다. 1)“510억 톤 중 얼마일까?”(해당 산업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얼마의 비중인지 확인하라.), 2)“시멘트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활동들 각각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3)“얼마나 많은 전력을 말하는 걸까?”(국가, 도시, 개인 등 에너지 사용량을 가늠하는 기준을 설정하라.), 4)“얼마나 큰 땅이 필요할까?”(우리가 가진 땅 안에서 가용한 것인지 확인하라.), 5)“돈이 얼마나 들어갈까?”(그린 프리미엄이 중간소득 국가들도 지불할 수 있는 정도인가 확인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큰 다섯 분야는 비중이 큰 순서대로 제조(31%), 전기 생산(27%), 사육과 재배(19%), 교통과운송(16%), 냉방과 난방(7%)이다. 빌 게이츠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가능한 제로 탄소 전기를 많이 생산하여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비행기나 대형트럭, 컨테이너선 등 전기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에서는 대체 연료, 차세대원자로 등의 대안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조영역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에는 특별히 큰 비용이 발생한다. 제로 탄소 전기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어느 정도 탈탄소를 이룰 수 있겠지만, 워낙 규모가 큰 영역이기에 여전히 기술 개발이 중요한 영역이다. 사육과 재배는 농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과 인공 고기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빌 게이츠는 건축도 식량 생산도 인구 증가와 함께 더욱 늘어날 것이기에 반드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말한다. 교통과 냉난방은 제로 탄소 전기가 충분히 확보되면 전기로 대체될 수 있는 영역이다.
 빌 게이츠는 이와 같은 전환을 위해서는 기술, 정책, 시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탄소기반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그것이 저렴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탈탄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빌 게이츠는 이것을 그린 프리미엄이라 부른다. 새로운 기술 개발은 그린 프리미엄 비용을 낮춰줄 수 있다. 정책은 탄소세, 탄소 배출권 거래제 등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움직일 수 있다. 탄소중립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 정책, 시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각 분야 전문가(생물학, 화학, 물리학, 정치학, 경제학 공학 등)들의 연계가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그리고 새로운 방법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후위기시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의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이 가장궁금했다.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분리수거와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 등인데 개인의 이런 작은 실천으로는 510억 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온실가스에는 도무지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기후위기는 개인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전 세계가 함께 움직여야 하고, 정부와 기업이 움직여야 가능한 영역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유권자로서, 소비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길이다.  
 언젠가 우리의 인류문명이 멸망하고, 지구가 사라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같은 방식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탄소기반산업의 최대 수혜자는 부유한 나라들인데, 그로 인한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가난한 나라들이다. 기후위기는 물과 식량의 부족으로 내전을 일으키고, 난민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적은 탄소를 배출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온다. 가장 적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이 상황은 옳지 않다. 스스로를 낙관주의자라 말하는 빌 게이츠는 인류가 힘을 합한다면 제로탄소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의 말이 사실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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