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9.26 월 09:52
의정비, 시립노인병원
 
> 뉴스 > 교육/문화
     
[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타밈 안사리 지음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책익는 마을 원진호
2022년 07월 12일 (화) 11:11:16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노예제
 고대 로마시대는 그랬다고 치자. 전쟁에서 패한 부족이나 종족은 승리한 자의 노예가 되었으니 말이다. 노예(slavery)라는 단어는 중세 시대 북유럽 노르드인들이 동쪽으로 진출하면서 스라브인들을 정복하고 그들을 아라비아인들에게 팔아 이득을 챙긴 데서 유래되었다. 좋아 그것도 그렇다고 치자. 15-18세기 근대 초기에 있었던 세계적 규모의 노예 무역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로마시대의 노예에게도 나름의 주권이 있었고, 슬라브인들도 결국 노르드인 출신의 루스인들과 섞여 러시아인으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다. 그렇다면 근대 초기의 노예제는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서유럽 연안국가들은 전 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해 나갔다. 물론 서로 싸우면서 말이다. 해서 포르투칼은 브라질을, 스페인은 브라질을 제외한 남미와 중미, 일부 북미를 장악했다. 프랑스는 인도차이나반도를, 영국은 인도를. 아프리카는 프랑스와 영국등이 나눠 가졌다. 유럽인들은 당시 금과 은, 면화 그리고 담배와 설탕, 럼주를 플랜테이션 방식으로 식민지에서 생산하여 본국에서 값비싸게 팔아 이윤을 남겼다. 이 것들은 기본적으로 돈이었고, 향신료였고, 마약이였다. 이런 생산에는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했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이에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식민지 지배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인력을 충원하게 된다. 사람이 상품이 되는 기전은 이렇게 된다. 카리브해(생도맹그-지금의 아이티-에서는 전인구의 90%가 노예였다)에서 생산된 설탕. 설탕은 북아메리카 해안으로 옮겨 가서 술로 정제된다. 술은 유럽으로 가 총으로 교환된다. 이 총은 아프리카로 가서 노예들과 교환된다. 노예는 동부해안의 아프리카인들이 내륙의 아프리카인들을 잡아 확보한 것이다. 내륙의 아프리카인들 중에도 앞잡이와 드잡이가 있었겠지. 그들을 같은 동족이라 비난하지 말자. 아프리카 흑인 정체성은 나중에 생긴 것이다! 자신만 노예가 아니면 되었다. 돈과 힘이 핵심인 시대였다. 이러한 세상이 정의롭고 조화로운가? 그렇다. 그렇다고 믿고 믿었고 믿게 했다. 인종차별주의 서사가 그랬다. 철학과 종교와 과학이 그 프레임에 봉사했다. 가끔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양심의 가책은 있었을 것이다. 인간의 선함과 공동체의 가치는 그 안에서만 통하는 것이고 타자는 우리가 아니었다. 바로 그 ‘타자성’이 그나마 남아 있는 우리의 양심을 지워줄 수 있었다. 유럽인들끼리의 싸움은 문명인들과의 전쟁이지만, 아메리카 원주민과의 싸움이나 아프리카 노예 무역은 그저 ‘황야에서 벌이는 야생동물과의 싸움’이나 ‘기계부품’일 뿐이었다. 

■ 5만년의 역사
 인류는 기원전 4만 5천년 경에 라스코 동굴에 그림을 남기면서 역사를 만들어 갔다. 기원전  5천 5백년에 우루크(영화 ‘마블이터널스’에서 마동석이 연기한 길가메시가 이 나라의 왕이다)라는 정치국가가 출현했다. 이후 세계는 지중해, 유럽, 아라비아와 페르시아를 비롯한 중간세계, 인도와 중국문명으로 나뉘어 패권과 문명을 이루어 나갔다. 물론 향신료길이나 실크로드처럼 그들은 서로 교역하고 교류하고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적 별자리들이 은하를 이루고 상호 작용하는데는 다음과 같은 힘이 작용했다고 한다. 메시지의 신속하고 정확한 전달력, 이를 뒷받침하는 관리제도의 정비, 문자와 수학, 돈, 군사력, 서사. 특히 서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나의 사회가 내향성과 외향성, 개방성과 페쇄성, 진보성과 복원성을 갖는데는 그 사회를 통합해내는 서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새겨들을 만하다. 
 책에는 10세기 이후 노르드인들의 남하와 십자군원정, 몽골의 침입과 흑사병 팬데믹, 과학과 상업의 발전, 콜롬버스의 1492년 신대륙 발견과 15~18세기 대항해시대를 거쳐 서유럽이 완전 패권을 장악함을 설명한다. 이후 인류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쟁탈, 양차 세계대전을 거쳐 오늘날 195개 국민국가의 탄생에 이르게 되었다. 우루크에서 대한민국까지 한번에 정리되는 이 느낌. 바로 이 것이 독서의 힘일 것이다. 

■ 미래
 국민국가 출현 이후 지금까지는 서로 다 아는 사실이니 빼자.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여기. 저자는 서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비난한다. 우리의 서사는 분열과 갈등성 이라고. 근데 당연하지 않은가? 한민족이 이념으로 나뉘어 있고,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충돌점에서 사는 존재들인데. 거기다가 힘도 없었고.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가 조금은 힘이 있는 나라가 되었다. 누구나 선진국이라 하게 되었고, 한류로 문화강국이 되었으니. 이제 분열과 갈등의 서사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이 서사를 누가 창조해낼 것인가? 
 이런 생각은 해 봤다. 분열과 갈등을 유발하는 지금의 정치와 기득권 세력에게는 희망이 없다. 젊은 세대가 통찰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 외향성과 개방성, 그리고 진보성을 갖는 서사를 생산해 내야 한다. 그래서 ‘생태중시, 평화지향, 정의추구, 민주주의 구현, 선한 품성의 존엄한 인간성’가치(한겨레 김누리칼럼 인용)를 담는 서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서사가 탈세계화, 신냉전을 극복하고, 기후위기로 인한 인류절멸에서 인류를 구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지금도 본질상 노예제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을 해방시켜 주기를. 

보령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보령신문(http://www.charm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가장 많이 본 기사
[박종철 칼럼] 영부인의 자질
"일반폐기물이라 인체에 무해??"
'보령그린에너지 허브' 조성
원산도, 해양레저관광 거점 된다!
"주민 삶 파괴하는 대천사격장 폐쇄
한내여중, 2년 연속 장관상
국민연금 보령지사, 기초연금 집중
시, 관광두레사업 11개 선정
시,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회 개최
'찾아가는 무료 건축상담실' 운영
 
우편번호 33436 충남 보령시 신설 3길 11, 1층(동대동, 모스트센터) | Tel: 041)936-0005 | Fax:041)935-1356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중
Copyright 2009 보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jong86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