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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오바타 세키 지음 『애프터 버블』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2년 01월 04일 (화) 11:04:28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세상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
 "남다른 시각을 가진 경제학자의 충격적인 미래 예측!” 책의 소개 문장이다. 미래 예측에 대한 남다른 시각이란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에 호기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동일한 이슈를 놓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특히 2022년은 어떻게 세상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이 또 어떤 영향을 끼쳐 새로운 위기를 가져올지 불안하기도 하다. 세계 각국도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세상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는 듯하다. 늘 그렇듯이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내놓는 정책을 중심으로 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가 관건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미래 예측을 한다. 그런데 저자의 문제의식이 좀 다르다. 근대 자본주의가 앞으로도 연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지금까지 버블로 이끌어온 근대 자본주가 더 이상 버블을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한다.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의 주가는 급격히 폭락했고 각국의 중앙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통해 위기를 막았다. 저자는 이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다. 물론 버블의 최종 국면으로 근대 자본주의라는 장기 순환이 막을 내린다는 결론으로 이끄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우리는 정확한 미래를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대응의 영역을 확장 시킬 필요는 있다. 『에프터 버블』은 근대 자본주의에서 세계경제를 변화시킨 버블의 순환 과정을 살핀다. 버블경제는 “자급자족에서 벗어난 경제 상태, 즉 동일 규모에서 경제순환을 반복하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벗어난 상태”를 말한다. 이 정의는 책의 결론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핵심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경제성장을 위해서 제시되는 새로운 차원의 경제대책 해법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이 매우 흥미롭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버블 에프터 버블
 “버블은 언제나 버블 애프터 버블이다.” 근대 자본주의가 연명하는 방식이다. 농업의 발전으로 생겨난 잉여의 축적, 1492년 대항해시대가 열어준 부의 유입과 방출, 도시 소비문화의 탄생, 사치품의 증가, 자본 증식 등이 버블의 확대를 촉진 시켰다. 안정적인 경제순환을 벗어나 버블이 시작되면 경제는 버블의 순환에 지배를 받게 된다. 즉 버블이 생기면 곧 붕괴하고 이것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으로 버블 생성이 반복된다. 바로 ‘버블 에프터 버블’이다. 20세기의 경제성장은 ‘여가’라는 개념이 탄생하면서 실현되었다. 돈으로 편의성을 산다. 여가시간을 이용해 오락 소비를 늘린다. 대량소비 사회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가 성장해도 모두가 잘 살게 되지는 않는다.
 저자는 진정한 경제성장을 재정의한다. 빈곤을 유발하는 격차 사회의 경제성장은 버블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물경제가 나빠질수록 각국은 양적완화에 더 힘을 줄 것이다. 그럴수록 기업 간 격차나 부의 격차는 심화 될 것이다. 양적완화의 효과로 끌어올린 경제성장과 실물경제의 속도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실물경제가 아직 올라오지 못한 상태에서 코로나19 위기가 왔고 그에 따른 양적완화로 부의 격차는 대공황 수준으로 벌어졌다. 저자가 버블의 종말을 고하고 근대 자본주의의 연명을 논하는 것이 극단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미래는 항상 신호를 보낸다고 했다. 그 신호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찾을 수 있는 근거들도 많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근거들은 지금 상황에서 격차를 줄이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 살고 싶은 사회
 2021년 이후의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뻔한 답이 나온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의 각국은 경제를 회복 시키기 위한 재정, 금융 정책을 실시할 것이고 그 효과로 경제는 활성화될 것이다. 코로나도 수습될 것이다. 현재 IMF의 주요국 GDP 성장률을 봐도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문제는 모두가 경제성장에 대해서만 관심을 쏟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다. 과연 무엇이 진정한 경제성장인가.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추구해 온 것인가. 그리고 묻는다. “우리 경제사회는 그동안 버블과 버블성 소비 말고는 그 무엇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일까?” 이 질문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에서 드러난 국가의 민낯과 재정파탄의 상황에 대한 비판을 이끌어낸다. 돈 문제 앞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사회, 경제, 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미뤄진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결론에 이르러 드러나는 저자의 주장이자 바램이다. 저자는 자급자족으로의 회귀를 강력히 외친다. 버블경제의 종말을 계기로 다시 자급자족의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을 본 것일까. 저자는 그저 소박한 이상을 꿈꾸는 것 같다. 자급자족으로부터 조금씩 고도화를 목표로 분업하며,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인생을 말이다. 필요 없는 사치품을 반대할 뿐이다. 하지만 모두가 상승과 발전을 외치는 상황에서 원점 회귀의 경제 모델이 설득력이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든다. 어쨌든 세상과 반대로 돌아가는 생각도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는 상당히 유효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세계가 만들어내는 간극의 격차 속에는 공포와 기회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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