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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비 존슨 지음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1년 12월 14일 (화) 11:16:18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쓰레기 제로와 삶의 변화
상품으로 넘쳐나는 시대에 살면서 쓰레기 제로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의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사태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크게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팬데믹이 만들어낸 비대면 시대는 배달음식과 밀키트 등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더욱 증가시켰다.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과 환경문제는 아이러니하게 맞물린다. 저자는 '비 존슨'으로 프랑스인이며 현재 미국에서 살면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저자는 환경을 위한 실천이 곧 더 나은 삶을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고 유지가 가능하며, 쓰레기 없는 자원을 이용하여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공한다.
 저자가 이러한 삶을 살기로 마음먹기 전에는 매주 240리터짜리 쓰레기통을 꽉 채우며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았다. 자동차, 비닐봉지, 페트병, 휴지, 각종 청소 세제와 목욕제품, 부엌 용품 등 아메리칸드림의 모든 혜택을 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갑자기 이러한 삶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의 과도한 소비습관과 건강하지 못한 식단 등의 생활방식은 아이들에게 남겨줄 세상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거라는 인식 때문이다. 저자의 지적대로 수많은 전문가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학문적인 통계와 자료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 책은 저자 가족의 경험에 근거한 생활 실천적 가이드로 유용하다. 내용의 차별성은 성공한 방법과 완전히 실패한 방법을 통해 독자 스스로의 판단을 유도하는 것에서 두드러진다.

■ 쓰레기 제로의 방법들
 우리는 집안에 있는 생활 쓰레기와 분리수거용 쓰레기를 매일 밖에 내놓는다. 마치 눈앞에서 쓰레기가 사라지면 그만인 것처럼 다음날 다시 똑같은 쓰레기가 밖으로 나간다. 많은 환경도서들이 이 문제점을 지적한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폐기물들에 대한 인식부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저자의 가족은 절박한 마음으로 쓰레기 제로를 위해 유별나게 실천해 봤다. 그러나 그 유별난 실천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회적, 시간적 제한으로 지속 불가능한 실천은 결국 삶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쓰레기 제로 역시 생활방식의 선택이며 실제 생활 속에서 실행 가능하고 편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 저자의 가족은 그들만의 단순한 체계를 만들어 실천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변화했다.
 나는 평소에 부엌의 수납장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부엌의 간소화’를 읽어보니 수납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물건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저자는 “덜 갖추고 사는 것이 생활에 결핍을 불러오진 않는다.”라며, 오히려 생활의 간소함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식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삶을 물건이 아닌 가족만의 경험으로 채운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도 않고 불편함이 없는 문제점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았다. 나는 몇 년 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는 물건들이 부엌과 세탁실에 가득하여 그 장소에 들어갈 때마다 불편을 느껴야 했던 상황을 떠올려 보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 삶의 방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실천을 고민하는 생활 습관임을 배운다.

■ 쓰레기 제로의 미래
 현재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들은 삶과 직결되어 있다. 우리의 환경, 경제, 자원, 건강은 위기에 처해 있다. 천연자원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지만 여전히 석유제품을 구입한다.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지만 비싼 명품은 여전히 인기다. 건강 수준은 하락하고 있지만 가공식품을 선호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며 물질적 욕망을 끊고 내적 성장으로 대체된 삶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상상해 본다. "물질적 과잉은 부의 상징이 아니라 생각 없는 행동의 표시로 여겨질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물건을 함께 쓰고 덜 소유하는 삶을 배워 만성 피로가 줄어들 것이다. 합성 물질과 정크푸드의 소비가 줄어 건강이 개선될 것이다.” 저자의 상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할 텐데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작은 것에 기쁨을 느끼고, 내 지역의 제철 음식을 먹으며 건강한 생활을 하고, 건물에 갇힌 활동이 아닌 더 많은 야외 활동을 즐기며, 삶을 단순화하여 의미 있는 것들을 하기 위한 시간을 보내는 인생'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이하에 설명될 수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은 현재 상황에 둔해져 있다고 느껴진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일로 치부되거나 어쩔 수 없다는 포기로 수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쓰레기 제로의 미래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지 계획하고 무엇을 가르치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어른들이 선택을 내려야 할 때라는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유산은 무엇이 될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편하려고 만든 세상이 결국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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