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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누구를 위한 ‘국가장’인가
2021년 11월 02일 (화) 11:22:13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돌이킬 수 없는 역사에 때를 묻힌 노태우가 세상을 떠났다. 이른바 ‘물태우’로 불린 그는 역사가 말해주듯이 반란의 2인자다. 신군부 ‘하나회’의 회원으로 활동했고, 반민족 행위를 일삼은 것도 모자라 수천억이란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모았다가 들통 났다.

이와 관련해 노씨는 포괄적 의미의 뇌물죄가 적용돼 지난 1995년 11월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에 2,628억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스스로를 ‘보통사람’이라고 자세를 낮췄지만 여우 탈을 벗어내지는 못했던 것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이 이 같은 노태우의 허물을 잊은 채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렀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권이 서쪽을 향하다보니 노망이라도 난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 정책실패에 이어 공정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방황하더니 막가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청와대는 공식 논평에서 “(노태우)는 전두환과 다르다. 공과 과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으며, 직선제로 선출된 첫 번째 대통령이라는 점과 추징금을 모두 납부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것도 모자라 청와대는 노태우 아들의 과거 대국민 사과까지 가미하면서 노태우를 치켜세웠다. 국민의힘과 궤를 같이한 셈이다. 그러나 이재명의 말대로 노태우의 빛이 어두운 그림자를 덮기에는 국민들의 상처가 너무 깊다.

추징금을 냈다거나 노태우의 아들이 대신 사과를 했다거나 하는 사실만으로 광주의 아픔을 덮을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추징금을 냈다고 해서 면죄부를 주고 추징금을 내지 않았다고 해서 돌을 던진다면, 결국 돈으로 공과를 평가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추징금과 반란, 민간인 학살이란 비극을 한 묶음으로 묶어서 평가한 점은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김부겸 총리의 발언 또한 적절하지 못한 구석이 많다. 김총리는 국가장을 발표하면서 “국민들과 함께 그분(노태우)의 업적을 기리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들과 함께’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못해 써서는 안 될 망언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총리가 총리다운 품격과 민주세력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국민들’이란 포괄적인 표현을 거침없이 썼기 때문이다.

노태우의 죽음이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는 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노태우가 반란의 주역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살아생전에 대국민 사과나 반성이 없었다는 사실은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 노태우는 떠났지만 그의 흔적은 영원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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