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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스콧 갤러웨이 지음 『거대한 가속』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1년 11월 02일 (화) 10:57:49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미래의 새로운 패러다임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에 IMF 사태가 터지고 내 생활에 직격탄을 맞을 때부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현재의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제적 위기를 겪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경제, 금융 문맹자로 살았다. 나 자신이 경제적 의사결정의 주체자라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내가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았는지 나도 모르게 흘려버린 좋은 기회들은 없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정권은 있지만 주체자가 될 수 없었던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인지 복기하고 개선해야 할 점들이 차고 넘친다. 그리고 나는 지금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의 저자는 ‘스콧 갤러웨이’다. 뉴욕대학교 마케팅 교수이며 경제 트렌드 분석가인 저자에 대한 소개를 다 적으려면 상당한 부분을 할애해야 한다. 이 책은 엄청 유명한 사람이 쓴 엄청 지루한 경제서다. 한마디로 이 책을 읽고 정리하는 시간이 험난하다. 저자는 ‘비즈니스 판도, 교육 시장, 정부의 역할’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미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분석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섬세하고 디테일한 분석과 통찰력에 감탄한다. 그 와중에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대기업들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교육 시장에 대한 미래 예측, 정부가 주목해야 하는 가치가 내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이 어려운 책을 나는 지금 붙들고 있는 건가.”

■ 예측은 왜 필요한가
 경제 공부를 해보겠다고 달려들었던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 본다. 어느 날 내가 느꼈던 위기감과 불안감은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저자 스콧 갤러웨이 역시 말한다. 가속화된 변화의 속도가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고. 급변하는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상은 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먼저 준비한 자들의 것이 된다는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보여줄 것임은 확실하다. 아마도 예측이라는 것이 어려울수록 우리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이고 세계의 석학들은 더욱 발 빠르게 미래에 대한 판도를 읽어내려고 할 것이다. 어쩌면 미래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을 살기 위한 예측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투자를 통한 재산의 증식과 더불어 세상과 발맞추어 살아가는 재미이다. 나는 사회적 소속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세상이 돌아가는 현상을 이해해야 하는 측면을 중시한다.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생겼다. 진정한 경제적 의사 결정의 주체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저자의 중요한 메시지가 나와 통했다. “이 세계가 ‘헝거 게임’같은 미래로 향할지, 아니면 더 밝은 쪽으로 향할지는 우리가 코로나 이후 어떤 세상을 택하느냐에 달려있다.” 무지성의 선택과 버팀은 더 이상 삶의 답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

■ 팬데믹 이후 새로운 질서와 기회
 “이런 변화는 결코 돌이킬 수 없다. 이번에 뚫린 기회의 구멍을 통해 혁신과 자본이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세상에 대한 정의는 결코 다정하지 않다. 사정 없이 밀어붙이고 다그친다. 저자에 의하면 애플의 가치가 1조 달러가 되기까지 42년이 걸렸는데, 1조 달러에서 2조 달러로 늘어나는 데는 고작 20주가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혁신 경제가 우리 본능보다 빨리 움직이는 바람에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지적한다. 팬데믹 때문에 빨라지는 추세는 대부분 우리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라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우리가 회복하고 번영하는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거대 IT기업들과 같은 민간 권력을 제한하고 개인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함을 강조한다. 하지만 개인에게 부여되는 권한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분리한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주체적 의사결정의 필요성이 중요해지는 지점이다.
 저자는 기존의 지배세력에 맞서는 교란자들에 대해 말한다. 그 교란자들은 각 분야에서 출현하고 있다. 혁신은 다양한 것들에게 종말을 고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의 종말은 우리가 바라고 있던 일이 아닌가. 내가 지배세력이 아니라면. 유명 브랜드의 상품, 유명 대학, 유명 직업 등 세상이 찍어낸 모습대로 사는 것에 지칠 대로 지쳤기 때문이다. 혁신은 나 자신을 찾아 줄 수도 있다. 우리는 이제 유명 브랜드 신화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의 문 앞에 와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틀에 대한 불만은 가득하면서 시류에 편승하고 순응하는 것이 더 편했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려 본다. 나도 시대의 교란자가 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니 내 삶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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