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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김상균. 신병호 지음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1년 10월 19일 (화) 11:21:54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디지털 지구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을 때 ‘이건 또 무슨 버스지?’라는 엉뚱한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그리스어 ‘Meta’와 ‘세상’을 뜻하는 영어 ‘Universe’가 합쳐진 말이다. 이 용어는 1992년에 출간한 SF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소개되었고, ‘아바타’라는 단어도 이 소설에서 가장 먼저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제 SF 소설은 픽션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는 국내에서 메타버스 개념을 일반적로 알린 김상균 교수와 유명한 금융 투자자 신병호가 공동 집필했다. 아바타나 가상현실은 이미 다양한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어 낯선 개념은 아니지만 이제 이것들은 상상 속에 머물지 않고 현실에서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알게 되었고 실제로 약간의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제페토는 단순히 게임을 위한 아바타를 만들어 플레이를 하는 공간이라 생각했지만 유명 브랜드나 연예 기획사와 제휴를 맺고, 명품을 팔거나 K-pop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었다. 이용자 수가 2억 명이 넘는다는 것에 왠지 내가 세상에 뒤떨어진 기분마저 들었다. 사람들은 왜 메타버스에 열광할까? 저자는 메타버스가 단순히 가상현실이라는 일차원적인 개념을 넘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변화를 가져올지, 얼마나 큰 가치를 지녔는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절반은 각종 첨단 테크 기업에 대한 소개와 실적 분석을 상세히 보여준다.

■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문명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가 혁명이었다면 메타버스의 세상은 새로운 문명이라고 말한다. 기성세대가 이 새로운 문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는지 고민의 여지가 남는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인 ‘디지털 네이티브’와 소통해야 하는 방식 자체가 혁명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이 MZ 세대가 사회 주력 계층으로 올라가는데 5년 정도 남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성세대가 메타버스를 이해하고 배워야 하는 시기가 5년 남았다고 생각해야 할까. 저자는 말한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보다 더 많이 산업 지형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미국 IT를 주도하는 기업들도 다음 산업으로 메타버스를 꼽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 유리한 세상이고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 코딩 언어를 배우고 공학자가 되어 관련 산업에 종사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 왜 저자는 최대한 빨리 메타버스의 개념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가. 어차피 미래의 모든 분야가 메타버스와 관련하여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산업에 종사하든 또는 어떤 학문을 전공하든 메타버스의 본질을 알아야 접목을 하고 응용이 가능해진다. 요즘 수백억 원까지도 거래가 되고 있는 ‘NFT 디지털 예술작품’에 대한 개념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이미 세상은 저만치 가고 있는 기분이다.

■ 나만의 세컨드 라이프
 이 책을 통해 아바타가 단순히 나를 대변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또 다른 나의 정체성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살았던 사회적 피로감에 대한 문제를 다시 떠올려 보았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내가 원치 않는 사회적 피로감이 없다. 아바타 자체가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원하는 모습으로 원하는 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세상은 물리적 한계를 초월시키고 우리 삶의 일부를 이곳으로 이주시켜 놓았다. 이제 곧 메타버스가 유니버스가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들어 놓은 세컨드 라이프는 늘 새로운 자아를 추구하는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매력적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메타버스가 공간과 아바타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미래의 메타버스는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어 진화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데이터 패권의 전쟁을 지켜보며 어떤 기업의 기술을 선택할지 기로에 서 있다. 저자는 메타버스가 이루는 세계관 자체가 현재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방대하다고 설명한다. 기술 발전의 속도와 종류를 다 이해하지도 못한 채 새로운 것들을 접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다. 이 지점에서 경계해야 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포모 공포증’ FOMO(Fear Of Missing Out)이 염려된다. 이것은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인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시대의 피할 수 없는 부작용 즉 또 다른 모습의 사회적 피로감이 될지도 모른다. 저자가 만들어 놓은 렌즈를 통해 좀 더 거시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면서 여유를 갖고 미래를 준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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