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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한네 튀겔 지음 『우리는 얼마나 깨끗한가』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1년 08월 31일 (화) 11:23:13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친환경에 대한 또 다른 시각
 서점에는 환경문제 관련 도서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손이 잘 안 간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배우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미 충분히 상식이 되었다. 언젠가 부터는 환경문제가 뻔한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더욱 관심을 갖고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결국 편리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외면하기 일쑤다. 눈으로 보이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의식은 실천으로 이끌기 쉬운 반면 우리가 외면하는 문제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얼마나 깨끗한가』의 저자 ‘한네 튀겔’은 독일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잡지 <GEO>의 편집자로서 과학과 사회학, 철학이 통합된 ‘인간과 자연’의 주제를 아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어떤 문제가 당장 내 인생에 들이닥치고 고통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뻔한 소리로 치부되기 쉽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문제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주로 플라스틱, 기후 위기 등 주로 다루었던 문제들에서 아직 깊이 인식하지 못한 또 다른 시각을 좀 더 확장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좀 더 더러워질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강력히 외치며 ‘청결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질문과 해답을 제시한다.

■ 청결의 역습
 위생 자체에 문제가 있을 리 없다. 손을 씻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위생은 우리 생활의 필수적인 개념이 되었다. 이에 대한 저자의 문제 제기는 우리가 위생의 적정선에 대한 감각을 잃고 넘어섰다는 것이다. 위생은 극도의 청결이 아닌 건강을 지키는 것에 중점을 두면 된다. 그런데 우리의 잘못된 청결 관념으로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쓸데없는 화학 물질을 과도하게 만들어내고 별생각 없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몸을 관리하는 케어 제품, 주방 용품, 청소용품 등 무언가를 제거하기 위한 각종 상품을 만들어 내고, 그에 따른 현대적 오물을 과도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사실 우리의 면역 체계는 이미 오물을 막아내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잘 무장되어 있다. 그러나 면역 체계에 훈련 기회를 주지 않는 '현대 청결 사회'에서 아토피 알레르기와 천식 같은 신종 유행병이 늘어나고 있다. 세균이 사라진 살균 세계는 건강에 해롭다. 저자는 의학적 관점에서도 모든 위생 케어의 올바른 자세는 ‘미니멀리즘’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여전히 ‘박테리아 공포 조장’을 하고 있는 상업 광고는 우리의 소비를 부추기고 환경문제보다 광고를 더 외면하기 힘들게 만든다. 생각해 보면 각종 사회 이슈들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일보다 그냥 모른척하고 살아가는 게 얼마나 편한지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된다.

■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는가
 오물을 태우기 위해 굴뚝을 세웠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한 하수 정화시설에서 발생되는 침전물 슬러지와 필터를 통과하는 미세 플라스틱 그리고 질병을 치유해 줄 항생제의 내성균은 그대로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 인류는 그 어떤 난관도 잘 해결하면서 살아왔잖아. 조만간 이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겠지. 그리고 나 하나 노력한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저자는 이러한 생각이 결국 오늘의 오물을 자식과 손자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관념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환경문제에 관한 여러 가지 해결 방법들을 모색하는데 공동체 중심의 방식에는 ‘전환마을’이라는 네트워크가 있다. 영국의 작은 마을을 기점으로 자원을 신중하게 사용하고 화석 에너지와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에서 부드럽게 잘 철수하자는 운동이다. 전환 마을 운동의 슬로건은 ‘스스로 변하라!’이다. 마을 공동체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연친화적인 기술을 나누고 공유한다.
 현대 사회는 삶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과학기술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데 다시 19세기 사람들처럼 생활의 불편함을 공동체 안에서 함께 해결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하니 조금 어렵게 들리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의 곳곳에 우리 삶에 안정을 주고 사회적 실천과는 전혀 무관하며 오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조언들을 제시해 주었다. 환경문제에 앞장서는 것 자체가 귀찮고 불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목록을 만들어 지켜나가는 것이 좋겠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이러한 의식이 생기려면 일단 뭐가 문제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집에 얼마나 쓸데없는 케어 용품들이 잔뜩 있는지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앎을 실천으로 옮기면 된다. 청결과 편리함을 조금만 포기하면 우리의 건강과 자연을 모두 지킬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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