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14 화 12:13
의정비, 시립노인병원
 
> 뉴스 > 교육/문화
     
[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마이클 샌델 지음 『공정하다는 착각』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1년 08월 10일 (화) 11:01:28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이 10년 만에 새 책을 내놓았다. 하버드대에서 정치 철학을 가르치는 마이클 샌델은 2010년 이후부터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번에는 ’공정‘에 관한 이야기다. 마이클 샌델은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라는 문제 제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우리나라도 능력주의 신화가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 그리고 이 사고방식을 의심하기는 힘든 현실이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한 이상 내 노력으로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능력주의 성공 신화가 어쩌면 우리의 희망 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능력주의 신화에 대한 비판이 신자유주의 시대가 열린 이후에 나타난 여러 가지 부작용들의 유기적 관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관철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능력에 따른 보상이라는 전제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샌델이 지적하는 능력주의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그는 이 책을 통해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과정을 살피면서 ’공동선‘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이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다는 것이다.

■ 능력주의를 고발하다
 마이클 샌델은 서문에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비판하면서 이 위기가 단지 팬데믹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샌델은 민주당의 정치인들이 어떤 식의 실책을 계속해왔는지와 미국에 퍼져있는 경제, 문화, 정치적 분열과 갈등이 어떻게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는지에 상당히 많은 양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바탕에는 능력주의 신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능력주의의 폐해가 세계화의 패배자로 낙인찍힌 대부분의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그 분노가 국민들을 포퓰리스트들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찾아온 코로나 바이러스는 ’분리를 통한 단결‘을 외치게 했다.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발심으로 표출된 정치적 환멸로 이미 사회적 결속력은 약해졌고 계층 간의 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무엇으로 단결을 하라는 건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은 아직도 ’아메리칸드림‘을 굳건히 믿고 있다는 현실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 능력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미국이든 한국이든 능력주의는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한국의 상황을 보더라도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야 했던 80, 90년대에는 모든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는 과정에 있었고 노력의 결과가 뒤따랐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발전이 어머니들의 극성맞은 교육열 덕분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과 더불어 계층 상승을 이뤄낼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이 상황 자체에 본질적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상황이 극심한 경쟁을 일으키고 그 경쟁의 기반에 불공정한 요소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샌델이 능력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이유는 ’우리의 재능과 운이 가지는 우연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온전히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뤄냈다고 착각을 하고 실패한 사람들을 경멸하면서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를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그럼 반대로 성공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바뀌면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인가.

■ 해결책은 있는가
 이 책은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조목조목 따져주는 훌륭한 책이지만 논란의 여지도 다분하다. 인간이 가진 능력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에 대한 복잡한 문제가 먼저 가로막는다. 타고난 능력부터 사회적 구성물로서의 후천적 능력까지 이 모든 것을 어떤 식으로 넘어서야 하는 걸까. 능력의 문제를 개인의 이슈에서 제도적 이슈로 넘어가기 위한 과정이 쉬워 보이지도 않는다. 이 책에서 뭔가 기가 막힌 해결책을 기대했다면 약간 실망할 수도 있다. 샌델의 제안들이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도덕적인 문제로 보이기 때문이다.
 니체는 ’삶은 끊임없이 권력(힘)을 쟁취하는 노력‘이라 했다. 이러한 ’권력에의 의지‘를 통해 우리가 초인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능력을 세상에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이 불평등과 분열로 이어지면 안 된다. 그 의지가 결실을 맺어 세속적인 성공을 하면 성공하는 대로, 그 의지가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자신의 삶에 주체성을 갖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실패의 늪에서 노예의 삶으로 오인 받지 않기를 바란다. 모든 사회적 논의의 출발점은 문제의식과 문제 제기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개인과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인식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

보령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보령신문(http://www.charm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기사의견쓰기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가장 많이 본 기사
"훌륭한 인재를 키워주세요!"
(사)전통민속문화보존회 보령시지부,
[소비자정보] 신유형 상품권
[박종철 칼럼] 보령항 준설토 투기
13일부터 치매극복주간 운영
"따듯한 추석이 되길 바랍니다"
제7기 도시재생대학 개강
해양머드박람회 이모티콘 받자!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새마을금고 마트는 전통시장입니다"
 
우편번호 33436 충남 보령시 신설 3길 11, 1층(동대동, 모스트센터) | Tel: 041)936-0005 | Fax:041)935-1356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중
Copyright 2009 보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jong86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