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에서 구획어업 허가 낚시어선을 운영하는 어업인들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천명하며 관련법령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양수산부의 탁상행정과 충청남도 및 보령시의 외면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보령시 구획어업낚시어선 생존권 사수 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보령시문화예술회관에서 구획어업인 총회 및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보령시, 충남도, 해수부에 낚시육성법 개정 및 어업인 생존권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문제가 되는 법령은 '낚시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제16조'다. 해수부는 지난 2019년 2월 해양수산부는 해당 법령에서 2024년 2월 이후에는 관리선으로 지정받은 어선을 제외시키고 어업허가를 받은 어선으로만 신고를 제한하는 '낚시어선업의 신고요건' 등을 개정했다.

현재 보령에는 2018년 법령에 따라 구획어업 186척, 일반 연안허가 152척, 그 외 관리선 12척 등 350척이 법적 안전장비와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낚시어선으로 등록한 후 허가증을 받아 낚시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구획어업선으로 허가를 받고 낚시어선으로 신고한 선박도 관리선으로 포함시킨다'는 해양수산부의 법리해석에 따라 200여척이 2024년 2월 이후부터 낚시어업을 할 수 없게 됐다.

186척의 구획어업 낚시어선들은 그간 충남도와 해수부에 관계법령의 개정을 촉구해 왔으며, 개정이 불가할 경우 그에 따른 보상을 요구해 왔지만, 해수부는 관계법령 개정'과 '국가차원 보상'은 '수용불가'라는 답변을 보내온 바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큰 책임은 해수부에 있다. 구획어업선은 연안어업선과 같이 수산자원을 포획 채취하는 어업허가 어선으로 수산업법에 따른 어업허가증을 받고 있으며 관리선과 달리 허가의 정수가 있는 어업선인데 구획어업 낚시어업인들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허가증을 받는 구획어업 낚시선과 신고제인 관리선은 법적 근거부터 다르기 때문에 동일하게 법령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

이처럼 불합리하게 개정된 법령으로 인해 정부와 보령시의 귀어귀촌 정책을 신뢰해 정부지원금을 대출받아 어선을 건조하고, 운영해 온 어업인들과 가족들은 당장 생존권에 대한 위협에 이어 억대의 빚을 떠안게 되는 2차피해 까지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령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수부의 2018년 7월 낚시관리육성법시행령 법령개정에 대한 입법예고 시 관리선으로 낚시어업신고를 받은 16척의 어선에 대해서만 의견을 수렴하고, 구획어업허가어선으로 낚시어업신고를 받은 어선에는 법령개정에 따른 안내를 하지 않은 주체가 바로 보령시다.

보령시의회 한동인 의원은 지난 2020년 12월 3일 행정감사에서 "법령이 시행되면 2백여척의 낚시어선들은 낚시어업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보령시는 이에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정의 극치를 보여줬으며, 더군다나 당사자인 낚시어업인들에게 사전에 알리지도 않아 이들이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채 사지로 내몰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며 집행부를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그제서야 보령시는 허겁지겁 구획어업으로 신고한 어민들에게 2024년 2월 7일까지만 낚시어선으로 신고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내는 어처구니 없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2월 23일 김동일 시장이 낚시어업인들과의 면담에서 시 담당공무원에게 "충남도와 공조한 대책 강구 및 최대한의 지원"을 지시한 것은 낯 뜨거운 대목이다.

입법예고 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이같은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방치했다면 직무유기며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민원인들을 기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령시와 김동일시장이 알면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다가, 이에 항의하는 구획어업 낚시어업인들을 속이기 위한 '쇼'를 한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동인 시의원은 “보령시는 구획어업으로 허가받은 어선이 186척으로 충청남도에서 제일 많고 낚시어업 종사자 중에는 정부와 보령시의 귀어귀촌 정책을 신뢰해 억대의 정부지원금을 대출받아 운영해온 분들도 상당수에 이른다"며 "해양수산부와 보령시는 세심하지 못한 행정으로 인해 생존의 존폐기로에 선 어민들의 입장을 지금이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국선상낚시어선협회 송재균 회장은 "허가증을 받는 구획어업 낚시선 186척 과 신고제인 관리선 12척은 법적 근거부터 크게 다른데 해수부에서 어떻게 이런 비상식적인 법령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발생하는 낚싯배 사고를 줄이기 위한 것에 입각해 구획어업 낚시어선을 관리선과 동일하게 묶어 선심쓰듯이 5년 연장이란 기간을 줬지만, 이것은 어민들의 생존권을 파괴하는 잘못된 행정"이라고 비토했다.

보령시 구획어업허가 낚시어업인들은 이날 투쟁 결의문을 통해 "한때는 정책자금을 융자해주며 귀어귀촌을 장려해놓고, 불과 몇년도 되지 않아 줄도산과 신용불량자의 인생 나락으로 국민을 내모는 행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생존권사수를 위해 향후 법적, 경제적 문제에 공동책임의 자세로 임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