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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열 명의 사회 활동가들이 쓴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책익는 마을 원진호
2021년 03월 16일 (화) 11:25:12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K-방역
 작년 1월 20일 코로나 첫 환자가 발생하고, 2월, 8월, 11월 대유행을 거쳐 한국사회는 올해 들어 백신접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적극적인 선제 검사와 스마트 폰과 신용카드 내역등의 정보 공개를 통한 감염자 동선 파악, 마스크 쓰기등 생활 관리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력한 실천을 통해 나름 코로나 방역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 사생활보호, 비낙인화, 차별금지는 잘 지켜지고 있는지, 또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돌봄과 노동의 권리등은 잘 보장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는 있다. 또한 우리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세계 각 나라들도 자신들의 처지에 맞게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니.
 이 책은 바로 이 의심과 질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 운동가, 문화인류학자, 플라스틱 프리 활동가,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 장애학 연구자등이 쓴 다양한 글들을 읽다 보면, 평소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문제를 명확히 하게 되고, 전혀 생각지 못 한 영역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어떤 태도를 갖고 실천을 해야 하는지 궁구하게 된다.

■ 플라스틱사용과 기후위기
 코로나19이후 전 세계에서 매달 버려지는 마스크와 장갑이 1,940억개에 달한다. 우리 국민이 이틀에 한 번 꼴로 마스크를 사용하면 이들을 이어 붙인 것이 두달 만에 지구 다섯 바퀴를 감고도 남는다고 한다. 일회용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든다. 지금은 기후위기의 시대다. 탄소를 배출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는데 일회용 마스크는 이에 반하는 물건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위험한 환경에 처하거나 의료계 종사자가 아니면 세겹 정도의 천 마스크가 비말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슬기롭게 천마스크를 쓸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카페의 일회용 컵이나 배달 음식의 모든 용기도 일회용 플라스틱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섬유나 유리보다 플라스틱에서 더 오래(6~9일) 산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도 물건 표면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그렇다면 환기나 공기순환을 자주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일회용 용기 사용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는 매주 신용카드 한 장분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한국산 플라스틱 쓰레기 조각 300억 개가 바다에 떠돌아 다니고 있고, 이 것으로 최소 5,000 마리의 바다새와 500마리 바다 포유물이 매년 죽어가고 있다고 추정된다. 저자들은 방역만큼 쓰레기 문제도 심각함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구의 경제활동이 잠시 주춤하면서 기온이 0.01도 떨어졌다고 한다.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묶어둘 마지막 기회가 10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어쩌면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보내는 구원의 마지막 메시지 일 수도 있다.

■ 인권과 돌봄
 영국에 사는 작가가 겪은 아시아인 혐오 경험은 우리가 타 인종과 소수자에게 보내는 혐오와 배제에 대한 반성을 일으킨다. 바이러스는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실제로 선진국이라 하는 북구 부유한 나라에 집중되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은 안전했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낮은 감염율과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쿠바는 이탈리아에 의료진을 파견했을 정도다. 이 현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고르게 가난한 나라들이 더 안전했던 이 상황이. 혹시 자본과 기술보다 돌봄과 연대의 관계망이 남아 있는 곳이 더 안전한 것은 아닌지.
 저자들은 말한다. 정부는 방역을 위해 집안에 머물라고 말하고 누구보다 빨리 공공기관과 시설의 문을 닫았다. 그러나 집이 없는 홈리스나 집이 오히려 감염의 원천이 될 수 밖에 없거나, 열악한 기숙사 시설에 머무는 노동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장애인과 발달 장애인들에 대한 대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정부는 이 모든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 한다면 K-방역을 자랑하면 안된다.

■ 노동의 권리와 부동산과 주식
 글 중에 20년 1~6월까지 자살한 여성이 1,924명이라는 것이 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이 21년 3월 13일 현재 1,667명이다. 여성 자살율이 전년 대비 7.1%증가한 것이다. 특히 20대 여성들의 자살율 증가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전년 동기 43%가 늘었다. 20년 3월에만 20대 여성 12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저자는 이를 멸종저항이라고 말한다. 당신들 뜻대로 살아주지는 않겠다는 세대 저항의 일종이라는데 얼굴이 뜨거워진다. 내 딸이 바로 20대 중반이여서 일까?
 코로나19로 가장 고통 받고 소외되는 사람들이 누굴까? 대기업 정규직보다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이 사분의 일 밖에 안된단다. 그런 와중에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은 광폭으로 오르고, 모든 이가 영끌이를 해서라도 주식에 몰려들고 있다. LH공사의 토지마피아들의 투기는 그 빙산에서 수면에 올라온 한 점에 불과한 것은 아닐지. 우리 사회가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코로나19에 누가 이 사회를 지켜내고 유지시키고 있는지 정치지도자들이 잘 생각해 봤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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