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는 23일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 현장행정 도모를 위한 '민생현장 합동자문단'을 위촉했다. 퇴직공무원들이 참여하는 또 하나의 단체를 만들어 시정에 접목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탐탁치 않다. 그간 일부 퇴직 공무원들이 각종 이권사업에 관여해 온 이력을 감안한다면 이들이 또 다른 이권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시민들과 공직사회 중간에서 이익을 챙기는 또 다른 계층을 하나 더 만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보령시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행정동우회가 참여하는 것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시가 밝힌 자문단 구성원에 이미 퇴직공무원들이라고 명시해 놓고, 또 다시 고위직 퇴직공무원들 중심으로 조직된 친목단체가 참여하는 것은 퇴직공무원에 또, 퇴직공무원들을 추가하는 중복된 구성이다.

행정동우회는 전체 퇴직 공무원들을 대표하지도 않을 뿐더러, 시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다. 만약 이런 단체가 시 행정이나 민원에 관여한다면 이 단체에 대한 관련부서의 지도감독 자체가 형식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간, 보령시청을 퇴직한 공무원들 중 극히 일부는 시설관리공단, 축제관광재단, 자원봉사센터 등에서 많은 경우는 8천만 원~1억 원의 연봉을 받아왔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보령시 산하 각종 위원회 위원등을 맡으면서 각종 회의 참석 수당을 받아왔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또, 과거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아무런 전문적인 지식 없이 대천리조트 사장이나 전무 등의 자리에서 치부를 하면서 회원권을 가진 시민들에게는 직접적인, 일반 시민들에게는 무형의 재산상의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시민들은 물론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시청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공무원 정년 연장의 꿈, 보령시에서 이뤄드립니다"라는 말이 회자되며, 퇴직공무원들이 다시 시정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김 시장이 또 다시 퇴직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민생현장 합동자문단을 꾸리는 것은, 시정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다음 선거를 겨냥해 공직자 출신 사조직을 구성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더군다나 최근 김 시장이 첫 당선시부터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독단적인 시정운영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주장은 더 설득력을 얻는다.
  
시에 따르면 민생현장 합동자문단은 퇴직공무원·행정동우회원 및 건축토목 전문가 등 22명으로 구성해 생활민원·지역개발, 건축허가·환경·산림, 해양·수산·도서개발, 도로·교통 등 4대 민원분야로 나눠 전문적인 자문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단 법령·조례·지침 등에 따라 처리 요건이 구체적으로 규정돼 해석의 여지가 없는 경우, 관련 법률에 따른 각종 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거부된 민원, 법령에 위배 되는 사업, 행정 심판, 소송 진행 중인 사항, 민원 수용의 결과가 사인의 이익을 해칠 것으로 예상되는 민원 자문은 제외된다.

시는 담당 부서인 자치행정과에서 자문단 참여사업을 선정해 건별 2~3명의 자문단을 배정하고, 민원관련 담당부서는 민원 관계자와 자문단의 의견을 수렴하여 협의 및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