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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윤석열의 ‘정의’
2021년 03월 09일 (화) 11:52:42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고려 말 대부분 선비들이 입신양면 하는 것을 꿈과 보람으로 여길 때 정도전은 요순시대의 민본정치를 실현,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기로 다짐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유랑시절에도, 권력을 잡았을 때도 백성을 향한 꿈은 흔들리지 않았다.

정도전의 시대는 의와 불의가 극적으로 대비하며 논쟁과 개혁이 끈임 없이 대두됐고, 정치도 그만큼 불안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 끈임 없이 개혁을 추구했던 그는 구세력에 밀려 유배생활도 겪었고 방랑으로 젊은 시절을 보내야 했다.

정도전은 귀양지에서 쓴 ‘철학문답서’에서 상제(上帝)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의를 배반하는 자는 장수하고 순응하는 자는 요절하며, 의를 쫓는 자는 빈궁하고 거역하는 자는 부귀 하였습니다. 상제가 진실로 하민(下民)을 주재하시는 데 어찌하여 이처럼 편파적입니까?”.

무력한 정의와, 불순하고 영악한 불의의 대결에서 불의가 승승장구하는 것을 정도전은 이 같이 꼬집었다. 따라서 정도전은 도덕적인 세력들의 정치참여와 권력 장악에서 그 해결책을 찾기로 결심했고 그에 걸맞는 선비들을 찾기 시작했다.

더러운 정쟁을 일삼는 소인당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천하의 군자들로 당을 만들어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그는 판단했으며 사대부를 끌어들여 정치개혁을 이루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정도전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고 그는 이방원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

지난 4일 윤석열이 여우 탈을 벗어던지며 결국 민낯을 드러냈다. 그리고 정치입문을 예고했다. 역사 이래 최고의 코미디를 연출한 셈이다. 예상했던 대로 국민의힘과 보수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했다. 흡사 물 만난 송사리 떼처럼 수선을 떨었으며 뇌물전과자 김종인과 정치철새 안철수까지 나서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무신정변 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칼잡이에게 아부를 일삼은 벼슬아치들처럼 아예 굿판을 벌였다. 보수들에게 그만큼 사람다운 사람이 없다는 반증이며, 보수를 이끌어갈 지도자감 또한 빈곤 상태에 놓였다는 증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윤석열의 정의는 매우 모질고 편협하면서 불순하다. 이른바 한명숙 사건이나 채널A 사건과 그의 장모사건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도전이 추구했던 순수한 ‘개혁’과 ‘민본’도 그에게는 없으며, 소인당을 몰아내기 위한 대의와도 거리가 멀다. 그리고 그는 번지수를 잘못 짚었고 스스로 패착을 택했다. 윤석열이 정치권에서 만날 ‘사대부’라고 해봐야 결국 ‘국민의힘’을 비롯한 해묵은 보수들이나 ‘이방원’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도전과 닮은듯 하지만 결코 닮지 않은 것 또한 윤석열에게는 허세와 탐욕, 그리고 위선만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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