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공무원들이 해괴한 일을 벌이고 있다.
비위행위로 직위해제된 당진시 간부공무원의 이름을 밝혔다는 이유로 지역 풀뿌리언론사인 <당진시대> 신문에 대한 구독거부와 취재제한의 불이익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의 한 커피숍에서 업주가 손님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했다가 봉변을 당한 일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영상을 보면 커피숍 주인이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요구하자 손님이 입만 가린 채 따지기 시작하다가, 커피숍 주인의 마스크를 벗기려는 듯 여러 차례 손을 뻗는 모습이 나온다. 이 손님은 당진시청 간부급 공무원이었다. <당진시대> 보도에 앞서 여러 언론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진시장이 사과했다. 당진시는 또 긴급 인사위원회를 열고 해당 간부공무원과 동행했던 공무원을 직위 해제했다. <당진시대>는 직위해제된 간부공무원이 누구인지와 일문일답 인터뷰를 통해 직위해제된 공무원의 의견도 자세히 전했다. 

그런데 당진시공무원노조가 나서 비위공무원의 실명보도를 이유로 <당진시대> 신문의 구독거부를 결정했다. 또 <당진시대>에 한해서만 '갑작스러운 방문 취재와 전언 취재는 응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당진시청(읍면동사무소 포함)에서 구독하던 <당진시대> 72부 중 절반이 넘는 39부를 구독 해지했다. 시청 간부공무원의 잘못에서 기인한 일을 애궂은 지역의 작은 언론사를 표적으로 삼아 화풀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신문윤리실천요강 등은 취재원을 실명으로 보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익명을 통한 피해자 보호의 경우 공익제보자 또는 내부고발자, 범죄 피해자 등에 대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실명보도를 문제삼는 것은 직위해제된 공무원들을 공익제보자 또는 피해자로 대접해 달라고 얘기와 같다.  

<당진시대>와 함께 도민의 알권리 향상을 위해 애쓰는 <충남지역언론연합>은 당진시청 공무원들의 행위를 보복행정으로 보고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당진시 공무원들은 지역언론에 대한 부당한 보복행정을 중단하라.
소속 간부공무원이 물의를 일으켜 직위해제되면 공무원노조는 오히려 동료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간부공무원을 비판하고,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게 당연해보인다. 또는 같은 공직자로서 간부공무원을 대신해 사과하는 게 상식이다. 
당진시 공무원들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공무원노조라는 간판과 익명뒤에 숨어 오히려 시민들의 알권리에 답한 <당진시대>에 책임을 전가하고 보복행정으로 응수했다. 보복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한다.

-. 보복행정에 가세한 당진시 공무원들의 성찰을 요구한다.
보복행정에 가세한 공무원들의 행위는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치졸하기까지하다. <당진시대>의 관련보도는 수 많은 다른 언론사의 보도에 비교해보면 오히려 '가장 좋은 보도'로 평가된다. 직위해제된 공무원들을 만나 '다른 언론보도가 자극적으로 편집돼 와전된 부분이 있어 안타깝다'는 당사자 의견까지 자세히 전했다.
그런데도 당진시 공무원들은 다른 언론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좋은 보도'를 한 언론사만을 표적으로 삼았다. 이는 공격하기 쉬운 작은언론을 골라 화풀이 상대로 삼았다고 밖에 볼 수 밖에 없다. 언론보도를 보면 당진시는 직위해제된 공무원을 언론에 제보한 커피숍에 대해서도 이 달 들어 4차례에 걸친 집중단속을 벌여 견디다 못한 커피숍이 폐업을 결정하게 했다. 역시 '국민신문고'를 내세운 비겁하고 야비한 보복행정으로 보여진다.

- 김홍장 당진시장은 시민을 상대로 한 소속 공무원들의 보복행정에 대한 의견을 밝혀라.
당진시 공무원 집단을 대표하는 김홍장 당진시장의 행보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당진시장은 턱스크 논란에 공개사과하고 해당 공무원에 대한 직위해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보도한 지역언론과 커피숍에 가해지는 공무원들의 집단 괴롭힘에 대해서는 한 달 내내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홍장시장은 사건 발생 직후 "엄중한 상황에서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자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시민에게 불쾌한 언행을 해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또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체 공직자를 대상으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진시장이 약속한 '재발방지대책'이 언론보도와 시민제보를 막는 '보복행정'이 아니라면 이번 사안에 대한 분명한 의견을 밝혀야 한다.

<충남지역언론연합>은 당진시장과 당진시청 공무원들의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공직자 비위행위(공공기관 또는 공직자가 특정 개인·단체·법인이 계약의 당사자로 선정 또는 탈락되도록 하는 행위)로 보고 관련법에 의거 응당한 책임을 묻고 자 한다.

2021년 2월 26일

충남지역언론연합 회장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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