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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야마구치 슈 지음『뉴타입의 시대』
책익는 마을 유하나
2021년 02월 23일 (화) 11:09:17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무엇을 받아들일 것인가
 요즘은 ‘응원’의 말보다 ‘버텨’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시기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단지 버티는 일만이 최선인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게다가 우리가 코로나를 버티고 있는 사이 인공지능의 발전은 나날이 우리의 삶 속에 깊이 자리하며 새로운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그렇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연한 고민과 불안으로 하루하루를 허무하게 보내고 있을 수는 없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궁금증과 불안으로 미래예측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마음만 더 답답해질 때가 있다. 오히려 격변하는 세상의 실체를 알게 되자마자 주눅이 들어 우왕좌왕하게 된다. 저자 역시 ‘불확실성이 높은 세상에서 미래 예측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많은 것들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데, 단선적으로 인과 관계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위기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동적이고 단기적인 논의는 새로운 세계를 살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누구도 이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는 없다. 단지 불안한 내 삶에 다양한 시각을 갖고 현안을 찾는 노력은 가치 있는 일이다.

■ 올드타입과 뉴타입의 사고방식
 저자는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올드타입’이라 부른다. 이와 대비되는 새로운 사고와 행동 양식은 ‘뉴타입’으로 명한다. 이 책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주제는 생각의 프레임을 ‘뉴타입’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반세기 만에 물질적 풍요를 이뤘지만 엄청난 결핍감을 안고 살고 있다. 현대인들은 ‘의미 상실’의 문제에 부딪힐 것이라는 니체의 예언이 현실로 나타났다. 저자가 제시한 ‘변화를 만든 6가지 메가 트렌드’는 기존의 미래예측서에서 볼 수 있었던 문제점들을 비슷하게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뉴타입’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철학적 관점과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적절히 녹여 설득력 있게 풀어간다. 저자는 기존의 사회시스템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그 시스템 안에 살고 있는 개개인의 의식이 바뀌어야만 변화하는 세상에 살아남을 수 있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의 ‘올드타입’과 ‘뉴타입’의 대조는 단순히 과거와 미래를 견주는 기준으로 설정된 것이 아니다. ‘뉴타입’이 된다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윤리적 가치관에서 비롯되는 개인의 노력이 수반된다. 그리고 사회적 기준이 되어 온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생각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전환을 실천하는 일이다.

■ 문제 발견 능력자가 되려면
 전형적인 '올드타입'은 문제 해결 능력에 집중한다. 인류는 그동안 불편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부의 창출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약적 발전이 이루어진 현시점에서 문제 해결 능력은 이미 과잉 상태에 이르렀다. 저자는 이제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 사회에 제기하는 데 능숙한 ‘뉴타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럼 ‘뉴타입’은 어떻게 문제를 찾아내는가. ‘뉴타입’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현실에서의 차이점을 찾아냄으로써 문제를 발견한다. 세상이 정해놓은 모습에 한정되어 자신 스스로가 정립한 이상과 비전이 없다면 문제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문제’란 이상적인 상태와 현재 상태의 차이로 정의되는데, 자신만의 이상적인 상태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면 애초에 문제를 발견하여 제시하는 ‘뉴타입’이 되기란 어렵다. 저자가 구상력의 쇠퇴를 문제 삼는 지점에서 문득 우리나라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며칠 전 코로나 시대의 영향으로 교육 편차가 더욱 심해진 상황을 지적하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자신만의 이상과 비전도 없이 그저 좋은 성적이라는 목표의 주변만을 배회하며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아이들과 당장 학교 공부도 따라가기 힘들어진 아이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비전을 통해 문제 발견 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줘야 할 텐데 아직 의식 전환의 길은 멀어 보인다.

■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오해
 성공의 80퍼센트가 우연의 산물이라면 노력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요즘 부쩍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한 자조 섞인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1만 시간의 법칙’을 비웃는 듯 노력하면 반드시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뒤집는 지표들을 여기저기서 제시한다. 그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제발 되는 노력을 하라는 것이다. 저자 역시 같은 주장을 한다. 약간 허탈한 기분이 든다. 무의미한 노력은 없다고 믿고 살아왔는데, 노력에만 의존해서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이 올드타입이라니. 얼마나 더 유연해야 하며 얼마나 더 변화에 민감해야 하는지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반면에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 답답한 마음을 털어낸 듯한 감정이 동시에 느껴진다. 결국에 지금부터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나와 세상에 대한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다. 노력은 개인의 열망과 목적에 의해 만들어지는 산물이다. 나의 노력이 헛된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내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작용되는지 그 메커니즘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다. 나 자신에게 가장 좋으면서도 세상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이기적 이타주의자'가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라면 지금까지의 관점은 많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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