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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독서시민 박 원대
2021년 01월 19일 (화) 11:05:34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해야 하니까
 대학생 때 한달 간 지속되는 시험과 그 시험에 능력없음과 힘겨움에 지쳐갈 때, 즉 딴 맘을 품고 싶을 때 옆 두 동료가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한 친구가 “야 공부 하고 싶냐?” 다른 친구가 답한다. “야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냐. 해야 되니까 하는거지.” 이 말이 그 때 처져 있던 내 맘을 한 순간에 업시켰다. ‘아! 그렇구나 이 시험과 공부는 우리가 해야 되는거구나’ 나만 힘든게 아니라 다들 힘들구나 생각하니 다시 공부할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이래서 공부는 같이, 혹은 같은 분위기를 느끼며 하는 거지 홀로 고립되어 해서는 안되는구나를 깨달았다.

■ 할 것이다
 나는 어찌됐든 우여곡절 끝에 본 교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전문의가 되었다. 물론 전문의 시험도 ‘해야 하니까’정신으로 힘들게 치뤘다. 나의 능력없음을 한탄하면서. 퇴국식날 지도교수님과 밤늦게 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었다. 나를 그래도 전문의로 사람 노릇 할 수 있게 지도편달해 주신 은사님께 너무 감사했다. 그러나 당시 분과전문의 과정을 권고하지 않았는지 섭섭도 했다. 90년대 후반에는 분과전문의 과정을 받으면 대학 스텝이 될 가능성이 높을 때다. 당시 나는 동료가 분과전문의과정을 신청 안 해서 자리 하나 남은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선생님 저를 왜 분과전문의 과정을 신청하라고 안 하셨어요?” 선생님이 네가 묻지를 않았지 않냐고 하면서 몇 초 망설이더니 “원대야 스텝은 학생 때부터 검증되는거야~”라 하셨다. 그때 내 운명을 알았다. 나는 학부때 딴 생각 딴 행동을 하느라 공부에 소홀히 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안 되는구나. 그때 결심했다. 개업하겠노라고. 그리고 평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이 일화는 작화증이 좀 있다. 또한 결심대로 된 것도 아니다)

■ 나는 나다
 난 의사들이 타고나면서부터 괜찮고 편하게 사는 줄 알았다. 근데 개업의 상당수는 자수성가형이더라. 빚내서 개업하고 이 빚 갚는다고 일 년 365일 며칠 안 쉬고 휴일에도 죽으라고 일하더라. 연금 없고 내가 손을 놓으면 그대로 수입이 없어지는 압박감. 조직의 빽도 없이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 해야 하는 자영업자. 그렇다고 환자를 대충 볼 수는 없다. 의료사고가 나면 정말 힘들다. 개업 후 의국의 한 은사님이 개업은 의사로서 맨 밑바닥에 내려간 거니 반드시 성공하라고 했다. 다른 분은 원칙과 양심에 맞게 환자를 보라 했다. 원칙적으로 환자 보며 성공하는 방법이 뭘까? 진료시간을 한 없이 늘리면서 오시는 분들께 최선을 다 하는 것 뿐. 당시 개업 선배의사는 인상을 보니 자네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네.하며 격려를 해 주었다. 그래서 힘이 되었다.
 지금은 개업 20년차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또한 여전히 이러저런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책은 부단히 읽었다. 힘들고 우울할 때도. 책은 나에게 욕심을 내려 놓으라 하고 이 정도면 됐지 않냐고 종용한다. 비교하지 말고 네 맘이 원하는대로 행동하라한다. 어느 날 갑자기 결심한 것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이렇게 되었다. ‘나는 나다’

■ 차라투스트라
 대학 신입생때 이 책은 필독서였다. 당시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책가방에 가지고 다녔다. 그러나 당시 정말 모르겠더라. 뭔 말 하는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 중년의 나이에 이 책을 다시 접했다. 특히 니체의 삶에 대한 전기를 읽고 나서 보니 너무나 차라투스트라의 아포리즘이 마음에 와 닿았다. ‘권력에의 의지’, ‘영원회귀’, ‘위버멘쉬’로 정리되는 니체의 사상이 어떤 의미인지를(물론 내맘대로 받아들임이겠지만)
 니체는 청소년기 때부터 줄곧 아팠다. 그러나 열심히 공부했고 20대에 바젤대 문헌학과 교수가 되었다. 여기까지 그는 낙타의 삶을 살았다. 10년 만에 교수직을 그만두고 방랑을 시작했다. 권력과 종교의 폭력성에 대항하여 철저하게 아르고호 용사로서 철학을 했다. 그는 이때 사자로 살았다. 이후 질병으로 인해 서서히 미쳐가는 과정에 그는 차라투스트라로 살았다. 지금 이 순간 과거와 미래에 저당 잡히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는 삶. 아이같은 삶을 살다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의 부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이라 했다. 개인주의를 옹호하고 인종주의와 전체주의에 저항한 니체는 우리에게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초인이 되라고 주장한다. 그 초인들이 모여 세상을 지금보다는 나은 곳으로 만드리라.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니체는 묻는다. 당신의 삶은 낙타인가? 사자인가? 아니면 아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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