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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독서의 역사』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21년 01월 05일 (화) 11:06:19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독서가
 책의 첫 장에는 총 18장의 독서하는 다양한 인물의 사진과 조각, 그리고 그림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베르길리우스, 성 도미니크, 연인인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12세기 이슬람교도 학생들, 어린 예수, 밀라노의 귀족 여성 발렌티나 발비아니, 성 히에로니무스, 위대한 인문학자 에라스무스, 17세기 어느 인도의 시인, 팔만대장경을 들여다 보는 한국의 스님, 어부이자 수필가인 아이작 월턴, 막달라 마리아, 소설가 찰스 디킨스, 센강의 다리 난간에 기대어 책 읽고 있는 젊은이, 아들을 위해 책을 펼치고 있는 어머니, 앞을 못 보는 보르헤스의 눈 감고 집중하는 모습, 이끼 낀 숲 속의 나무둥치에 앉아 자그마한 책을 읽고 있는 소년. 저자는 이들을 이렇게 부른다. 독서가. ‘시공의 지배자’인 그들이 있어 저자는 외롭지 않다고 한다. ‘그들의 몸짓, 기술, 독서를 통해 얻는 기쁨과 책임감과 지식은 나의 그 것과 똑같기’ 때문이다.

■ 나에게 책은
 언젠가 ‘책 익는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책은 나에게 무엇이다’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 중 한 분은 ‘책은 노후보장이다’라 답했다. 노후보장? 그 분 말은 이렇다. 나이 들어 아프고 움직이지 못 할 때 무료한 시간을 채워줄 것이 책이다. 그 책을 잘 읽기 위해 지금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분은 ‘책은 상상력이다’라 답했다. 상상력? 유튜브등의 동영상은 ‘감각에 의존하여 사는 우리 삶’을 더욱 감각적으로 만든다. 빠르게 재현되는 영상은 우리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정보의 바다에 지혜의 여신이 없다. 상상력은 나만의 공간이자 타자를 이해하는 능력이다. 동영상은 곰곰이 앉아 문장과 단어를 통해 사색하는 것과 같이 할 때 그 효과가 발휘될 것이다. 
 나는 ‘책읽기는 쓰기’라 했다. 독서는 삼박자다. 읽고 쓰고 토론하기. 도서평론가 이권우선생님의 지론인 이 3박자는 생각의 훈련법이다. 읽는 것 자체가 생각하는 것이라면, 쓰기는 깊게 생각하기다. 토론은 넓게 생각하기고. 하여 읽고 쓰고 그리고 토론하고 다시 쓰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는 진정한 ‘독서가이자 독서 시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우리가 왜 읽는가?
 세계 여행을 다니다 보면 어디를 가도 달리는 사람을 본다. 달리기가 인류 운동의 근원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을 본다. 아무리 읽는 것이 희귀품이 되어가는 시대라지만 책읽기는 인류의 본성에 가깝다. 이 책에는 BC4000년부터 오늘에 이르는 다양한 시선과 각도의 독서의 역사가 조명되어있다. 인류 최초 책인 수메르인의 진흙서판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읽은 파피루스 두루마리, 그리고 독서가 권력이고 코덱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치이며 자랑인 중세 시대. 노예에게 절대 책을 읽히지 않았다던 19세기 까지의 미국 프로테스탄트들의 후예들. 낭독에서 묵독으로 이어지는 독서법이 종교개혁에 미친 영향이나, ‘scripta manet, verba volat’라는 말이 시대에 따라 달리 해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저자가 풀어내는 독서의 역사를 따라가 보며 오늘 우리의 독서가 어떤 맥락과 의미를 갖는지 이해할 수 있다. 각 자 이유의 독서가 인류의 위대한 정신사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 까지 하다.  

■ 책에 빠진 얼간이
 그러나 모든 독서가 올바르지 않으며 독이 되기도 함을 알 수 있다. 하여 소망하는 것은 ‘책 읽는 바보’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책 읽는 바보’가 되고 싶다. 책에 내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내용이 있어 인용해 본다.
 독일 인문주의 시대의 시인인 세바스티안 브란트의 시집『바보선(船)』이 1494년 출간되었다. 거기에 책에 빠진 얼간이가 묘사된 삽화가 있다. 학자의 우매함을 형상화한 이 삽화에 대해 1509년 가일러 폰 카이저스베르크라는 사람이 그 유형을 이렇게 설명했다. 첫째, 장식을 위해 책을 수집하는 얼간이. 둘째, 현명해지려는 욕심에 목적과 유용성 없이 지나치게 많은 책을 읽는 얼간이. 셋째, 책을 모으되 호기심만 채우기 위해 건성으로 읽는 얼간이. 넷째, 호화로운 그림책을 좋아하는 얼간이. 다섯째, 책을 값 비싼 표지로 장정하는 얼간이. 여섯째, 고전도 읽지 않고 철자, 문법, 수사학에 대한 지식은 없이 엉성한 책을 써서 출판하는 얼간이. 일곱째, 역설적이게도 책을 철저히 무시하고 책에서 얻은 지혜를 멸시하는 부류들. 2021년 새해 첫 날에 이 내용을 마음의 경계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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