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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뱀과 돼지의 형상들
2020년 12월 22일 (화) 11:08:43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벌은 꿀을 만들고 뱀은 독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책으로 쓴 스페인 출신 신부 빤또하(1571-1618)는 칠극(七克)이라는 저서를 통해 “남을 헐뜯는 사람은 돼지와 같다”며 “그들은 남이 발을 두는 곳에 입을 두기 때문”이라고 비유했다.

남들이 발을 대는 더러운 곳에 입을 대는 돼지처럼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사람은 남들의 좋은 덕이나 성품, 칭찬할만한 가치를 입에 올리는 대신 조그만 잘못이나 허물을 입에 담기 때문이라고 썼다.

빤또하는 또 “남을 헐뜯는 사람은 뱀과 같다”며 “남들과 얼굴을 마주하면 두려워하고 피하지만, 등을 지고 있으면 다가가서 깨물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빤또하가 비유한 뱀과 돼지의 형상이 요즘 정치권과 닮았다. 해마다 그렇듯이 정치권은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소통과 협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상대를 헐뜯고 비방하는 데에만 열을 올렸을 뿐 대국민 성적표는 낙제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더러운 곳에 입을 대는 돼지처럼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한 채 한해를 보냈다.

조국사태에 이어 ‘추미애-윤석열’의 정치적인 싸움질은 2라운드를 예고했다. 이들의 패악질로 인해 ‘진보와 보수’라는 명목아래 국민정서는 두 쪽으로 갈라졌다. 때문에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진보와 보수의 합리성과 투명성, 그리고 책임성에 대한 실망도 그만큼 커졌다.

청와대 역시 불신의 세월을 보냈다.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단칼에 자른 알렉산더 대왕처럼 문 대통령은 발상의 전환과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청와대를 향한 자조 섞인 비판이 거세다.

이른바 문 대통령 특유의 원칙이 문제를 키운 셈이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여야간 몸싸움은 없어졌지만 정치권의 극한 대립은 여전하고, 국민의 힘 김종인은 노망이라도 든 것인지 윤석열의 징계가 확정되자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를 짓밟고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만든 ‘국보위’ 출신에, 동화은행에서 뇌물을 꿀꺽하고 2년간 복역한 자신의 과거를 잊은 탓이다. “벌은 꿀을 만들고 뱀은 독을 만든다.”는 빤또하의 말처럼 정치권이 벌이 되지 못하고 독을 생산하는 뱀이 되고 말았으며, 문 대통령이 늘 강조해온 ‘소통과 협치’ 또한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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