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현 의원이 원칙없는 행정으로 보령시가 막대한 행정적 비용을 감당하게 됐다며 김동일 시장과 집행부에 일침을 가했다.

권승현 의원은 지난 30일 열린 환경보호과 행정사무감사에서 A업체가 보령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과 관련 "개인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것이 아니"라며 "당시 법적으로, 절차상으로 문제가 없다고 경솔하게 판단한 결과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의원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사업계획부지와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의 경우 6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이 문제가 불거지고 난 후 여러 학부모들이 전학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당시 업체에서 제기한 1일 처리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형덤프트럭이 150회 정도 운행하는 과정에서 폐석재나 폐토사가 시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버섯재배 농가들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권 의원은 이와함께 "김동일 시장님이 지난 번 업무보고  때 패소를 해도 사인을 하지 않겠다. 그 자리에는 허가를 하지 않겠다고 시민들 앞에서 말씀을 하셨다"면서 "그 자리에 허가하지 않겠다고 단서를 다는 의미는 중재를 통해서 할 수 있다는 길을 열어놓은 것인지 그런 의문이 든다"며 정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는 그간 다른 지역에 폐기물업체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주민들 반대를 이유로 불허가 처리를 하고 행정소송을 하고 소송에서 패소를 하면 법원의 결정인데 어떻게 하겠느냐는 이유로 다시 허가를 내주는 일이 반복돼 왔던 것이 기인한다.

권 의원은 "이런 과정들을 지켜본 일부 시민들 중에서는 이 행정소송 또한 허가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다"면서 "그래서 보령시의 불허가 통보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호사 선임과 관련 보령시가 행정소송에 대한 승소의 의지가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보령시가 행정전문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이 변호사가 실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페기물처리업체와의 소송에서 자치단체가 승소하는 경우가 드문데 환경전문 변호사를 선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모든 문제는) 업체의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 전 반려했다면 상수도 보호구역 환경피해 등 명분이 있고 사업자의 투자도 없어서 손해배상 청구도 없었을 테지만 지금은 승소할 확률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면서 "승소했던 사례로 지난 2008년 서천군이 환경전문 변호사를 선임해 법무법인 김앤장과의 재판에서 승소했던 일이 있었다"면서 "지금이라도 환경전문변호사를 추가 수임하거나 교체할 생각은 없는지"를 물었다.

또, "(보령시는) 최종적으로 영업대상 폐기물인 소각재 분진 폐수처리 폐토사류 등은 독성이 있어 주변지역 건강이나 자연환경에 피해를 초래함과 동시에 보령시민의 건강에도 피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며, 인근 주민들의 광역 상수도, 환경권, 행복추구권 등 공익이 우선하기 때문에 불허가 처리를 했다"면서 "그렇다면 왜 적합성 통보과정에서는 이 부분을 이유로 불허가 처리를 안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보령시가 업체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았을때부터 최종 불허가 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되짚어보면 보령시의 답변이 궁색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와관련 신재만 안전행정국장은 "당시 세 번 정도 검토를 시키고 주민에 대한 문제나 관련 부서에 대한 검토를 한 결과 그 당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했고 주민의 의견도 괜찮다고 해서 '적합' 통보를 했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승소의지는 분명하다. 승소를 위한 일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행정적으로 추진하고 아울러 그 장소에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이나 좋은 사업이 있다고 하면 공모사업이라도 대응을 해서 선정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승소 노력이 1번이고 주민들이 우려하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해소할 수 있도록 좋은 공모사업과 주민들이 원하시는 사업 두 가지를 같이 검토해서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행정소송건은 지난 7월 29일 A업체가 성주면 성주산로 778 전 디디다이아 소유의 토지와 건물에 선별기와 혼합기 등의 가공시설과 5944㎡의 폐기물보관시설 등을 갖추고 건설오니, 광재류, 무기성오니, 공정오니, 분진, 소각재, 폐수처리오니, 폐토사류, 폐석재류 등의 폐기물을 이용해 건설용골재, 성·복토재를 생산하는 폐기물종합재활용업을 하겠다며 신청한 '폐기물처리허가'에 대해 보령시가 '불허가'를 통보하자 소송을 제기한 건이다.

A업체는 지난 4월 20일 보령시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에 담당부서는 5월 4일 성주면에 주민들의 의견을 제출해달라 요청했으며, 성주면은 인근 4개리 이장들에게 의견을 수렴해 담당부서에 전달하고, 담당부서는 5월 19일 업체에 사업계획서 '적합' 결정을 통보 했다. 이후 보령시는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약 2개월 여 후에 '불허가'를 통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