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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돼지 눈에 돼지만 보이는 이유
2020년 10월 13일 (화) 11:51:23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옷 로비 사건이라는 게 있다. 옷 로비사건은 지난 1999년 당시 외화밀반출 혐의를 받고 있던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가 남편의 구명을 위해 고위층 인사의 부인들에게 고가의 옷 로비를 펼친 사건을 말한다. 헌정 후 처음으로 특별검사제도가 도입된 사건으로 더 유명하다.

이 사건이 최초로 공개된 것은 1999년 5월 24일 외화 밀반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아그룹 회장의 아내 이형자씨가 김태정 검찰총장의 아내 연정희씨에게 고급 옷을 선물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촉발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언론에 밝힌 인물이 이형자씨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이형자씨는 경위서에서 당시 검찰총장 부인 등이 고가의 옷을 사면서 자신에게 옷값을 대신 지불하도록 압력을 가했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폭로했다.

언론 보도가 있은 사흘 후인 1999년 5월 28일 연정희씨가 이형자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으며, 국회 청문회까지 열렸다. 옷 로비 사건은 사직동 팀 내사→서울지검 수사→국회 청문회→특별검사 수사→대검 수사로 이어지면서 ‘5심(審)’이란 말을 낳을 정도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수사 결과도 사직동 팀은 '이형자씨의 자작극', 서울지검은 '실패한 로비', 특검은 '포기한 로비', 대검은 '배형자씨의 로비 시도와 이형자씨의 자작극' 등으로 제각각 갈렸다.

결국 알아낸 것은 디자이너 ‘앙드레 김(1935∼2010)’의 본명이 ‘김봉남’이라는 것뿐이었다. 청문회에 나온 앙드레 김이 본명을 말하라는 국회의원의 질책에 “김봉남 입니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사건 관련자들은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돼 일부는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세상을 시끄럽게 한 만큼 결과는 허무했다.

옷 로비 사건과 사정은 크게 다르지만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도 예상대로 국방부와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밝혀진 것이라곤 추 장관 아들이 카투사로 복무했다는 게 전부다.

그러나 야당은 수개월째 추 장관과 그의 아들 신상 털기에 열을 올렸으며 국회 대정부질문과 국감에서도 경제와 민생은 뒷전인 채 ‘추미애’만 외쳤다. 특정 의원은 흡사 굶주린 승냥이를 연출했으며 일부 의원의 경우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여론은 지적했다. 부처 눈에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 돼지만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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