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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죽은 자의 功과 2차 피해
2020년 07월 21일 (화) 11:18:18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난 지 10 여일이 지났다. 각종 의혹도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나 말 그대로 의혹은 의혹일 뿐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조사단체의 결과를 기다려 볼일이다. 문제는 故 박시장의 죽음에 대해 그 누구도 말 한마디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칫하면 고소인에 대한 ‘2차 피해’ 발언으로 해석돼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이번 사건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고소인의 편에 서서 고소인의 피해를 안타까워하는 토론이나 대책마련에 대한 사회적·집단적 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시비꺼리가 되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상당수 언론 매체는 물 만난 송사리 떼를 연출하며 ‘박원순의 패륜’과 고소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파하기에 여념이 없다. 안희정 충남지사 사건 때도 그랬다. 사회적 통감이나 제대로 된 대책은 뒷전인 채 오로지 안희정만 도마에 올리고 짓씹었다.

‘종편’을 비롯한 상당수 보수 언론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각종 의혹을 생산했으며, 극우들은 먹잇감을 쫓는 승냥이 새끼를 자처했다. 물론 안희정이 떳떳하다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그 어떠한 이유로도 안희정의 행동은 용서될 수 없다.

故 박원순 시장도 마찬가지다. 집 한 채, 자동차 한 대 없이 인권운동에 전념할 때의 인격과 서민행정을 표방할 때의 모습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로지 성폭력범으로 몰매를 맞을 뿐이다. 고소인에 대한 조롱도 봇물을 이룬다. “피해자는 왜 숨어서 모습을 보이지 않느냐”, 4년 동안 뭐하다 이제 와 그러느냐“는 등의 발언에서부터 작가 공지영과 서지현 검사의 침묵을 지적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각종 비아냥도 끈이지 않고 있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우리사회의 입장은 언제나 명학하다. 한 점 의혹 없이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회적 배려는 필수다.

반면,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혹제기에 치우쳐 사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 인격과 명예는 살아있는 자만의 소유물이 될 수 없으며, 죽은 자의 공(功)과 그 가족의 명예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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