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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무명씨 지음 『외로운 밤』
책 익는 마을 무 명씨
2020년 06월 09일 (화) 11:05:14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우연히 노트 한 권을 얻었다. 80대 노인이 쓴 시와 산문집이다. 자필로 꾹꾹 눌러 쓴 필체가 20대 청춘 때 쓴 낡은 노트를 보고 이기한 것이 틀림없다. 몸이 말을 잘 안 들으니 글씨체가 어렵다. 허나 20대의 분투와 고독, 비애와 처연함이 처마 밑에 떨어지는 빗물처럼 뚝뚝 떨어짐이 느껴진다. 새삼 느껴진다. 사람은 가도 글은 남는다는 것이. 새벽에 일어나 이 분의 글을 읽으며 80대 노인의 20대를 상상해 본다. 그리고 나의 50대가 겪었던 20대와 나의 아들 20대가 겪는 20대를 비교해 보게 된다. 또한 글을 이기하면서 본인의 20대와 대화를 나누는 이 분을 생각해 본다. 인간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 취미와 교양의 함양일까? 전문적인 글쓰기가 아닌 대중과 서민, 그리고 시민의 글쓰기는 무엇을 지향할까? 바로 자기성찰이지 않을까 싶다. 이 분의 글을 독후하기가 어렵다. 다만 이기할 뿐이다. 노트에 절절이 묻어 있는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전달하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다. 그동안 ‘추잡한 사회’에서 의지를 가지고 잘 살아오신 당신께 격한 지지의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강녕하세요. 어르신”

■ 괴로운 생활 속에서
 요즈음 나의 입에서는 한숨이 자주 나온다. 누구를 위한 한숨인가? 나는 자꾸만 울고만 싶기만 하다. 나는 왜 이렇게 괴로워 하여야 하는지. 사람은 빵만으로도 살 수 없다는 말과 같이 나도 역시 먹고 마시는 것으로는 만족 할 수 없는 것이다. 나도 나대로의 이상과 꿈이 있고, 그 이상이 있기에 현실에 만족 하지 못하고 불만에 쌓여서 내일을 향하여서 줄다름 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운명! 어길 수 없는 것. 나도 이 운명의 테두리 속에서 몸부림치면서 벗어 나려고 노력 하건만....이 것이 어쩌면 인간이 가지는 어리석음 인지도 몰라. 그러나 그 것도 생각 할 수 있는 인간이기에 어리석은 것을 되풀이 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다만 현실의 답답한 생활에서 좀 더 탈피하여서 나아가고 싶다.
 그러나 나의 주위는 그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나는 슬퍼 하여야만 하며 그러하기에 우울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권태! 이 것은 확실히 나의 생활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나는 모든 것을 극복하여 나아가겠다. 사나이의 앞길에는 너무나도 많은 난관이 있을진대, 내 어이 이만 일로 서러워 하고 있으리요? 나는 슬퍼 하지 않는다. 슬픔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그리고 나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는 싫다.
 좀 더 굳게 나의 현실을 개척하여 나아가겠다. 알찬 내일을 위하여 괴로움의 원인을 속히 해결하여서 일찬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련다. 슬픔과 괴로움이란 안개와 같은 것....저 밝은 태양이 떠오름과 동시에 사라져 버리는 안개와 같은 것이다.

■ 어제 밤 하천에서
 샛별도 구술도 아닌 꽃 몽우리
 뭉실 그린 듯 웃음을 먹음을 제
 오늘을 맞이 하느라고 그렇게도 긴 세월을 두고
 괴로워 하여야만 되었나 보다
 웃을 때 마다 입가로 올라가는 손 보다
 귀여운 것이 있어 그 앞날에는 흡족한 맛은 없구나
 꿈꾸는 너의 눈과 깃들은 나의 사랑이 있어
 하늘은 저렇게 높고 푸르기 한가보다
 빤히 올려다 보는 미소가
 맑고 깊어 순희 그 날의 소중한
 저 하천뚝 위에서 우리의 심정 깊어
 하천뚝 모란이라도 고히 피어 있어 다오
 별빛은 맑고 우리는 잠들어
 모란 피기를 바라며 둘이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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