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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이희영 지음 『 페인트 』
책 익는 마을 원진호
2020년 03월 24일 (화) 11:04:02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페인트
 조만간의 미래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사회는 활력을 잃고, 경제활동인구는 줄어 국가의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출산율 제고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했으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에 국가는 ‘모든 아이는 국가가 책임진다’고 모토하에 일단 아이를 낳고 본인들이 키우고 싶지 않다면 국가에 맡기라고 선언한다. 국가는 NC(national children)센터를 설립하고 맡겨진 아이들을 만19세 까지 양육하여 사회에 진출시킨다.
 사회는 NC출신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미묘한 차별을 한다. 더욱 NC출신의 젊은이가 자기를 낳고 버린 친부모에 복수를 한다고 무차별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는 바람에 차별은 더욱 심해진다. 이에 정부는 적극적인 입양정책을 통하여 아이들이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받지 않게 했다. 문제는 입양을 하게 되면 각종 세금 혜택과 연금을 받게 되는데 이를 악용하여 자격과 자세가 되지 않는 부부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에 국가는 각종 규제와 감시 장치를 만들어 입양 가족을 통제하는 동시에 부모선택권을 NC아이들에게 준다. 13세 이상 NC아이들에게만 입양이 될 수 있게 하고, 몇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이 부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제도는 양부모에게 각 종 혜택이라는 금전적 이익과 NC아이들에게는 신분세탁이라는 이득이 여전히 남아 있기에 잘 운영되게 된다. 이 인터뷰를 Parents' interview라 하고 아이들은 편하게 ‘페인트’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페인트 하러 간다’는 것은 예비 양부모를 만나러 간다는 뜻이다.

■ 제누301
 아이들은 들어오는 달의 영문표기를 따 이름이 붙여진다. 1월은 제누, 11월은 노아로 말이다. 들어온 순서대로 번호가 매겨지는데 제누301은 1월에 들어온 301번째 아이란 뜻이다. 제누301은 열 여덟되는 생각이 많고 주관이 강하며, 영리하고 예민한 아이이다. 아이들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가디언(줄여 ‘가디’)이라 하는데 제누301을 맡고 있는 것이 센터장 가디 박과 가디 최이다. 가디들은 제누301이 페인트에 성공하지 못 하는 것에 걱정이 많다. 신분 세탁 없이 사회로 진출하면 차별로 고생할 것이 뻔 하기 때문이며, 또한 센터 입장에서도 성과가 떨어져 정부의 지원이 줄어드는 것도 있다. 이 센터는 페인트 부진으로 전국 최하위 로 평가받고 있다.
 제누301은 여러 번의 페인트를 해 보지만 후보부모들의 허위와 가식에 알아채고 이들을 거부해 버린다. 오히려 가디들이 반대하는 가난한 젊은 예술가 부부에 관심을 갖고 페인트에 적극 응하는데 이마저도 끝내 받아 들이지 않는다. 이유는 자신이 자식으로서 자격과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이다. 이 부부와는 나중에 사회에 진출하면 연락하기로 하고 친구로 만나길 약속한다. 물론 이러한 약속과 연락처 주고 받기는 센터 규칙 위반이다.
 제누301은 오히려 가디 박과 최의 개인사에 관심을 갖고 왜 그들이 최우수 가디언 자격 성적을 갖고 있음에도 전국 최하위 성적을 내는 이 센터에 들어와 헌신적으로 일하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가디 박은 알콜중독인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며 청소년기를 지낸 경험이 있고, 가디 최는 어머니의 대리만족 심리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인형처럼 성장한 경험이 있다. 제누301은 그들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곧고 의미있게 살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제누301은 차별은 신분세탁을 통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NC출신이라는 것을 당당히 밝히고 그 차별을 없애는데 나설 때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는 롬메이트인 아키의 입양 성공을 바라면서 동시에 페인트를 거부하고 NC신분을 단 채 사회 진출 할 것을 결심한다. 차별에 맞서 싸울 것을 결심한다.

■ 느낀 점
 부모선택권이 아이들에게 주어졌다는 것은 어른들 입장에서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아이들은 ‘이런 부모가 좋겠다’라는 생각이 생겨날 것이다. 하여 엄마와 아빠, 아들 딸이 같이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출산율 제고를 위해 극단적으로 생긴 NC센터. 정말 필요할 것인가? 70억 지구 인구가 너무 많다고 하는 이 상황에.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일자리는 자꾸 줄어드는 이 마당에. 결혼과 임신, 그리고 출산은 제도와 정책이 어떻게 한다고 늘어나는 것은 아닐 터. 문명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연스레 삶의 양식은 바뀌지 않을까? 진정 다른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 본다. 지방분권과 지방 균형이 생성과 발전이 아니라 소멸과 정리라는 측면이 분명 존재 하듯이, 당당하고 존엄있게 출산율 저하 현상을 받아들이는 지혜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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