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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 조류독감 』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20년 03월 10일 (화) 10:58:12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이 책은
 2005년 말에 쓰여지고 한국엔 2008년에 번역되어 나왔다. 이 책을 다시금 본 이유는 작금의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때문일 것이다. 역사를 전공한 저자는 정치, 생태학에 관심을 갖고 조류독감의 세계적 전개 양상을 르뽀 형식으로 담아냈다. 이 책은 감염과 면역학의 심도 깊은 내용은 없지만, 21세기를 사는 인류가 왜 19세기만도 못한 공중보건의 위기에 직면했는지 통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한 국제적 차원에서, 국가와 지역 공동체 차원에서 코로나19같은 전염병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대비해 나가야 할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개인도 전염병 재난에 이른 이 때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도 있다.

■ 조류독감
 은 90년대 이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반복 유행을 하고 있고, 인수감염 뿐 아니라 사람 간 전염도 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18년 당시 세계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5천만명이상을 사망케 한 스페인 독감(H1N1)도 그 기원이 조류에서 기원했다 한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형(H5N1)은 자체의 소변이와 인간 인플루엔자(감기로 알려진 C형과 겨울독감의 대표격인 B형)와 유전자를 교환함으로서 대변이를 일으켜 언제든지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갈 개연성이 있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면 10억명의 인류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회의주의자들은 조류독감은 가상의 위협일 뿐이며, ‘H5N1이 인간들 사이에서 결코 손쉽게 전염될 수 없는 모종의 분자적 억제 기제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단다. 이 주장도 틀린 것이 아닌 것이 과학자들이 역유전자기법으로 스페인 독감을 재창조했고, 바이러스 계보를 밝혀 전염경로를 알아내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유행이 사람간의 판데믹으로 나아가지는 않았으며, 병원체의 병독성도 완전히 규명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조류독감의 반복적인 유행을 통해 일어나는 항원변이(이 것이 바로 다윈이 이야기하는 ‘변화를 동반한 계승’이다. 문제는 바이러스의 이 변화가 인간의 대응에 비해 빠르고 기민하다는 것이다)가 언젠가는 인간 숙주의 방어막을 뚫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조건은 충분히 성숙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조류독감은 야생조류에서 풍토병이 되어 있다는 것. 환경파괴와 난개발로 습지가 없어지면서 야생조류들이 관개수로나 논으로 모여 들고 여기에 집오리등 가축류와 접촉이 잦아졌다는 것. 중국과 동남아시아 주민들은 집 울타리안에서 이들과 같이 지낸다는 것. 둘째, 도시의 난개발로 슬럼화된 지역이 형성되고 여기에 사람이 밀집되어 있다는 것. 물론 위생은 엉망이다. 셋째, 축산의 산업화로 수 만마리의 닭과 돼지들이 집단적으로 사육되고 그 주변에 가축을 소규모로 키우는 소농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 넷째, 기업들이 이윤만을 생각하고 백신이나 항생제 개발에 관심이 없다는 것. 동시에 국가도 이들의 로비에 휘둘려 사건이 있을 때 마다 은폐와 조작에 가담한다는 것. 다섯째, 공중보건의 국제 공조가 신자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팽배로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여섯째, 세계적으로 사람간의 이동이 말할 수 없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조류독감이 유행할 때, 국제공조를 통해 적극적으로 초기에 진화하고, 사람에 전염될 때를 대비하여 타미플루 치료제를 충분히 비축해 두자고 주장한다. 물론 신자유주의의 세계 구조를 혁신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 믿는다.

■ 코로나19
 조류독감과 관련한 맥락을 코로나19에 적용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 싶다. 메르스는 박쥐와 낙타를 통해, 사스는 박쥐와 사향고양이, 너구리를 통해 인간들에게 들어왔다. 멀리는 에이즈도 에볼라도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인간에게 들어온 경우다. 물론 독감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는 같은 RNA계열로 변이성이 강한 것이지만 양상은 조금 다르다. 전자는 ‘빠르고 기만적’이여서 확산 속도가(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는 70만 감염에 200명 사망) 빠르지만 타미플루라는 치료제가 있다. 사스나 메르스는 병독성은 강하나 전염성은 떨어진다. 슈퍼전파자를 가려내고 차단과 격리만 잘 하면 승산이 있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는 그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양상이 보인다. 차단과 격리도 중요하지만 치료와 섭생과 위생수칙을 잘 따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전염병의 습격은 잦아질 것 같다. 국제공조의 필요성과 국가 차원의 공중보건 체계 확립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 시민들도 개인 위생을 잘 지키는 습관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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