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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지음 <마이크로 코스모스>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20년 02월 10일 (월) 11:20:11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인류의 미래
 우주로 갈 것이다. 아니면 멸종되거나. 아니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헤매는 존재로 살거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빠삐용>이라는 소설에선 수천명을 실은 거대 우주선이 지구를 떠난다. 천 년이 지나 사람이 살 수 있는 행성에 도착한 사람은 남녀 한 쌍. 그들이 바로 아담과 이브가 된다. 영화 <마스>에선 화성에 남겨진 식물학자가 산소와 식량을 생산하며 고독과 싸우며 생존한다. 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가 쓴 책 <인류의 미래>에는 우주로 날아가는 미래인류의 온갖 신기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이 책도 같은 맥락의 주장을 하고 있다. ‘저녁놀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해가 질 때 마지막  순간 하늘이 눈부시게 밝게 빛나는 현상을 말한다. 지질학에서 멸망 직전의 종이 갑자기 번식하는 것을 이렇게 말한다. 캄브리아기의 삼엽충, 백악기의 공룡이 그렇다. 생물이 환경에 너무 잘 적응해도 급속한 번성에 이어서 자원 고갈로 갑자기 멸절한다는 것이다. 원시 지구에 살았던 혐기성 세균이 자신이 만들어낸 부산물인 산소로 인해 멸절을 당한 것이 그 예이다. 지금의 인류가 그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본다.
 나는 인류 멸절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 이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인간이 없어도 지구는 자기 나이를 살 것이고 공룡이 사라진 세상에 작은 설치류들이 살아 남았듯이 어느 생명체에게 진화의 기회를 양도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두 번째는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환경오염과 악마적 본성을 다스려 지속가능한 삶을 사는 것. 이건 느낌이 글쎄?다. 세 번째는 우주로 나가는 것.
 이 책의 저자들은 첫 번째 방법에도 동의하는 듯 하다. 하긴 두세 번째 방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첫 번째 성찰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반성하고 결의해야 행동이 나올 터이니. 저자들은 지속가능한 것과 우주로 나가는 것을 하나로 생각했다. 가이아 이론을 보면 지구 생명과 생물계는 자기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 이 항상성을 갖고 우주로 나아갈 때 인류는 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몸에는 45억년 생명 진화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우리 체액은 바닷물의 짯물과 조성이 비슷하고, 수십조의 세포는 원시 미생물의 구조와 같다. 인간 삶은 아직도 여전히 35억년부터 존재한 미생물우주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간은 미생물우주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하여 인류의 생존을 위해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 진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가져가야 한다.

■ 미생물우주: 교훈
 생물계는 동물, 식물, 곰팡이, 원생생물, 원핵생물으로 나눈다. 300억년 전 빅뱅이 일어나고 50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고 45억년 전 지구가 만들어진다. 35억년 전부터 탄소, 수소, 산소,인,황,질소를 기본으로 하는 무기질 세계에서 유기질들이 만들어지면서 생명의 진화는 시작되었다. 그 기본원리는 무엇이었을까? 책에서는 세 가지를 든다. ‘DNA의 놀라운 정보 보전 능력’, ‘자연의 유전공학’, ‘공생’이 그 것이다. 자연의 유전공학은 외부환경의 변화에 주변의 미생물 유전자를 받아들여 적응하는 방법으로 현대 과학이 자랑하는 유전자 재조합기술 다름 아니다. 세 번째 공생의 예로, 동물의 세포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와 식물 세포의 염록체, 그리고 세포분열이나 이동에 사용하는 미세소체들의 기원이 미생물이라는 것이다. 그 옛날 산소가 없던 원시 대기에서 메탄과 황 질소를 먹이로 생존하는 미생물이 있었는데 이들이 내 놓는 부산물인 산소가 지구 대기를 차지하게 되자- 이들에게 환경오염 그 자체- 생존을 모색하게 된다. 이 때 빛과 산소를 이용하는 미생물들이 어떤 돌연변이에 의해 생겨났는데 혐기성 세포가 이들을 집어 먹거나 혹은 이 세포들이 그들을 공격해서 합체가 되는 과정을 겪고 그 중 일부가 오랜 시간을 거쳐 순화되면서 새로운 대기 환경에 안착했다는 것이다. 진화에서 항상 대위기가 와 멸절의 상황이 되면 보다 협조적인 생존 전략이 나오면서 생명은 진화했다는 것이다.

■ 진화의 양면성: 그래도 공존
 다윈의 진화론은 그 자체로 우리 지성의 성배다. 그런데 사람들이 오역을 했다. 스펜서는다산을 의미하는 적응의 개념에 ‘적자생존론’을 끼워 넣었다. 하여 ‘생존을 위한 투쟁의 마당에 오직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왜곡했다. 그러나 비록 그런 과정이 일부 있더라도 궁극적인 진화의 성공은 공생과 협력이다. 원시지구에서 혐기성 미생물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미토콘드리아, 엽록체, 미세소체의 기원이 되는 미생물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죄수의 딜레마가 있다. 이 실험의 결과도 공존과 협력이 최상의 결과가 낳았다. 진화는 어차피 경쟁과 협력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경쟁이 협력이고 협력이 경쟁인 것이 진화의 속성이다. 그리고 진화는 나에게 닥친 미래의 1-2세대를 책임지는 것이다. 그 이상은 모른다. 다만 거시적인 역사를 공부하며 최신을 바라본다면 뭔가 그래도 나을 대안을 내 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런 고민을 하며 이 책을 끄적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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