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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찰스 다윈 지음, 장대익 옮김 <종의 기원>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20년 01월 20일 (월) 10:52:03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찰스 다윈
 1809년생. 영국의 생물학자이며 박물학자. 8살 때 어머니가 죽고, 큰 누나 밑에서 키워졌다. 의사인 아버지는 아들이 의사나 목사가 되길 원했다. 그러나 청년 다윈은 운동을 좋아했고, 박물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32세에 영국 해군 비글호에 박물학자로 승선해 5년 동안 남아메리카의 해안과 태평양섬들을 조사했다. 출발 전 까지 생물 종의 창조설을 믿었던 그는 서로 다른 지형과 기후 환경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생물들의 생태를 보며-특히 갈라파고스제도의 생태 연구를 통해- 종의 변이성을 믿게 된다.
 귀국 후 고향인 슈루즈베리에 돌아온 그는 이후 영국 땅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머물며 연구에 매진한다. 드디어 1895년 그 간의 영구성과를 집대성한 역작 <종의 기원>을 세상에 내 놓는다. 이 책은 1.250부 초판부가 당일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운다.

■ 변화를 동반한 계승(descent of modification)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은 간단하다. 변이와 적응, 그리고 대물림이라는 자연선택의 힘이 작용하여 오늘날 복잡 다양한 생물군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다윈은 이 원리에 기초하여 ‘생명의 나무’라는 개념을 만들어 다양한 종의 분화를 설명해 냈다. 다윈은 당시 지배적인 ‘종의 창조론’에 맞서 자연선택설의 증거들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인간의 사육과 재배하에서의 종의 선택, 박물학, 지질학, 지리학, 형태학, 발생학, 생물학을 통들어 인용하면서 의견을 개진해 나갔다.
 다윈은 종의 선택에 있어 기후환경등 물리적 요소뿐 아니라 종과 아종, 그리고 변종, 혹은 근연종과의 생존투쟁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이들 우세종이 지리적으로 넓게 퍼져 나가면서 부모종들과 인근 경쟁종들을 멸절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다양한 변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종의 분화가 촉진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만이 종의 대물림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고 수컷과 암컷의 갈등, 혹은 수컷간의 갈등에서 오는 성선택도 작용한다고 보았다. 또한 갈등과 경쟁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종간의 협동과 협조도 넓은 의미의 생존투쟁으로 인식했다.
 다윈은 초판에서 진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또한 열등과 우등의 개념을 조심스럽게 썼고 자신의 주장을 하되 한계도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또한 자연선택으로 펼쳐진 자연의 세계에 경외심을 가졌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난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대상인 고등 동물은 이 법칙들의 직접적 결과물로서 자연의 전쟁및 기근과 죽음으로부터 탄생한 것들이었다. 처음에 몇몇 또는 하나의 형태로 숨결이 불어 넣어진 생명이 불변의 중력 법칙에 따라 이 행성이 회전하는 동안 여러 가지 힘을 통해 그토록 단순한 시작에서부터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우며 한계가 없는 형태로 전개되어 왔고 지금도 전개되고 있다는,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 궁극의 질문
 장대익교수는 다윈은 ‘어떻게’가 아니라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하려 했다고 한다. 새가 어떻게 나는지가 아니라 왜 날려 했는지를 말이다. 다윈은 이 책을 내고 종의 창조론 주장자들과 종교계와 척을 지게 되었다. 그는 섬세했고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 세상이 받아들이는지 민감해했다. 그리고 각 계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판을 냈다. 하여 초판 이후의 재판들은 다윈의 초기 정신이 많이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화론은 사회적으로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성선택을 부정하고 생존투쟁에만 방점을 찍은 신다윈주의자들이 나타났고, 수 많은 사회과학 이론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용되었다. 막스의 사회발전 단계론에,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전쟁의 명분으로도 이용되었고 그 악명높은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도 이용되었다. 우생학과 인종주의의 근거로도 이용되었다. 
 진화론은 진보의 영역과 보수의 영역에도 시사점을 준다. 진보의 다 같이 ‘잘살아보세’에서 빠진 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꿰뚤어 볼 것을 이야기 하고, 반면 보수의 ‘적자생존’논리만을 가지고 생명들이 지금의 단계까지 발전해 오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진보와 보수가 그 길을 현명하게 가고자 한다면 이 책을 한번 읽었으면 한다. 

■ 그래도 남는 장사
 다윈의 생존투쟁에는 경쟁과 의존의 양면이 들어 있다. 자연선택에도 멸절과 계승이 있다. 자연에도 변증법이 존재한다. 인간세계도 마찬가지. 철학의 운명과 허무의 정반합, 정치의 진보와 보수, 민족적으로는 자주와 사대, 국가적으로 국수와 개방. 결국 우리는 이런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에 사는 존재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위선스럽게, 때로는 위악스럽게 말이다. 멀리서는 희극이고, 가까이서는 비극으로 존재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마침표를 찍으면 뭔가 아쉽다. 그래도 생명이란, 삶이란 느낌표가 있기에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내 삶이 주어진 생명이고, 장엄한 진화의 찰나 순간을 담당하는 거지만 뭔가 재미는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것이 있어야 내 삶이 ‘그래도 남는 장사’가 되는 거 아닐까? 책을 덮으며 그 것이 무엇인지 궁극의 질문을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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