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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인간 말종과 ‘효도계약서’
2019년 11월 11일 (월) 10:48:36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세상에는 인간 말종들이 적지 않다. 세비는 국회에서 챙기고 길거리에서 정치하는 자, 민중을 개돼지로 평가한 저질 공직자를 비롯해 문 대통령 모친 상 때 비아냥의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자유한극당의 흉물인 민경욱 의원에 이르기까지 말종들을 다 열거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보다 더한 말종은 따로 있다. 바로 부모재산을 먹고 튀는 파렴치범들이다. 최근에는 보령시 공직사회에도 이러한 자가 노출돼 시끄러웠으며, 이 같이 ‘먹튀’들이 증가하자 이른바 ‘효도계약서’라는 말이 나왔다.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부모자식간의 재산 다툼이 법정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부쩍 늘자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다. 부양을 외면한 자식을 상대로 물려준 재산을 도로 찾으려는 소송이 늘고 있고 또 재판에서 패하는 경우가 빈번하자 이 같은 제도가 생겼다.

따라서 '동방예의지국'이니 '효'의 나라니 하는 표현은 이제 옛말이 됐으며, 유교의 근본인 三綱五倫(삼강오륜)이나 朱子十悔(주자십회), 反哺之孝(반포지효)와 같은 교훈은 서당 골방얘기가 된지 오래다. 더 심각한 것은 부모재산을 놓고 형제자매간의 다툼과 고소고발은 물론 부모까지 살해하는 사건을 접해도 우리 사회가 크게 놀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우리의 정신이, 우리의 가슴이, 우리의 주변이 타락했다는 반증이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슬픈 울음소리가 들렸다. 곡성의 장본인은 고어(皐魚)라는 사람이었다. 공자가 우는 까닭을 묻자 고어가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부를 한답시고 집을 떠났다가 고향에 돌아와 보니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난 일이고, 둘째는 저의 경륜을 받아들이려는 군주를 만나지 못한 것이며, 셋째는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지내던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 것입니다. 고어(皐魚)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리 나무가 조용히 있고 싶어도 불어오는 바람이 멎지 않으니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樹欲靜而風不止). 마찬가지로 자식이 효도를 다하려 해도 그 때까지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子欲養而親不待). 돌아가시고 나면 다시는 뵙지 못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제, 여기서 이대로 말라 죽으려고 합니다.

고어(皐魚)의 말이 끝나자 공자는 제자들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을 명심해 두어라, 훈계로 삼을 만하지 않은가"라고 일렀는데 이 말을 붙여 쓰면 이렇다.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 "나무가 고요하고자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께서 기다려주지 않는다". 생전에 부모에게 효를 다하지 못한 뉘우침의 표현으로 '한씨외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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