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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이 기주 글 모음<언어의 온도>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19년 11월 11일 (월) 10:33:54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언어의 온도
 아침에 일어나면 뉴스에서 오늘의 날씨를 본다. 날씨, 즉 기후는 강수와 온도를 말한다. 강수의 유무와 정도, 온도의 정도와 차를 확인하고 아침 출근의 옷차림과 생활 일정을 계획한다. 언어, 즉 말의 온도도 그렇지 않을까? 저자는 서문에서 ‘당신의 언어 온도는 몇 도쯤 될까요?’하고 묻는다. 한글은 조사하나 바뀌어도 의미(온도)가 확 바뀐다. 실제로 나는 “점심 식사도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을 하려다가 “점심 식사나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본인은 무심코 내뱉은 말이어서 실수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이 것이 편안한 관계이면 모르지만 영업등 예민한 관계이면 치명적인 말이 될 수 있다. 신뢰는 어렵게 쌓여 가는 것인데 이 말 한마디로 이 관계는 영원히 아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말하는 습관을 잘 유지해야 한다. 친구끼리 험한 말을 하는 사람이 긴장되고 집중해야 하는 대화에서 나도 모르게 일상어가 나올 수 있다. 나의 언어가 고온이나 저온을 오가고, 폭우가 되거나 메마르면 상대방의 언어 옷차림도 그에 맞춰질 수 밖에 없다. 같은 말이더라도 ‘아’하고 ‘어’가 다르다. 고온과 폭우가 있더라도 바람과 지형에 따라 상황이 다르게 변하듯이 내 언어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남의 언어를 한 번 더 경청하고 음미해 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저자는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심함을 책에 담았다’고 말한다. 여든 여덟 꼭지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문장은 진심이다. 저자는 일상의 보이는 모습을 기록하고, 자신의 체험을 정리하며 그 속에서 보이는 애뜻함을 따뜻한 언어로 포장했다. 글의 소재들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읽는 이도 평소 맞다았을 법한 상황들이 많다. ‘이럴 땐 난 이랬는데~’하는 비교와 반성, 공감을 하며 읽혀 진다. 하여 상상한다. 나의 언어의 온도는 몇 도 일까?   

■ 아픈 사람을 알아 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할머니와 손자.?할머니가 아픈 손자의 이마를 짚으며 “아직 열이 있네.  저녁 먹고 약 먹자”한다. 손주가 어떻게 내가 아픈 줄 아냐고 물으니, 할머니가 이렇게 답을 했다. 저자는 이 대화를 엿듣기 하면서 의례히 “나이 들면 다 알지”, “할머니는 다 알지”라는 말을 예상했었단다.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은 아픈 사람의 맘을 안다. 그러니 아파봐야 한다고? 걱정마시라. 사람은 아프게 되어 있으니까. 아이들은 아프면서 크고, 어른들은 아프면서 늙는다. 문제는 이 것이 그렇다는 것이지 그렇게 된다는 것이 아니다. 비아픔의 시기에 아픔의 당시를 잊어 먹고 세상을 해석하고 상대를 자기 위주로 바라보는 것이 우리다. 또한 아픔을 겪고 있어도 나이와 권위에 매어 있으려 한다. 해서 노력해야 한다. 어떤 한 문장은 내 얼어 붙은 가슴을 한 순간에 녹여 버리는 힘을 갖고 있다. 우리는 아픔과 같이 삼을 ‘메멘토 모리’만큼 잊지 말고 살 일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도 그렇다. 한 사회의 건강성은 사회적 약자가 어떠한 처우를 받고 있는지를 보면 안다고 했다. 이 언어가 나와 너의 차원 뿐만 아니라 우리와 공동체의 언어로도 확장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 말의 유래
 책에는 우리가 쓰는 단어의 유래에 대해 나온다. 하여 내가 평소 쓰는 말을 한 번 더 점검하는 계기가 된다. ‘글’이 동사 ‘긁다’에서 파생되었다면, 글은 머리와 가슴에 뭔가 새기는 행위다. 글쓰기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종이에 새기는 것이라 하니 글쓰기가 새롭게 느껴진다.
 여행의 영어 tour는 라틴어 tornus에서 유래했다. 이는 돌아오다,순회하다는 뜻이란다. 결국 여행은 돌아옴을 전제로 한다. 철학자 강신주는 여행의 목적은 ‘타지에서의 낯설음이 익숙해짐으로 바뀔 때가 돌아올 때’란다. 돌아온 나의 터전에서 낯설음이 느껴질 때 진정한 여행은 완성된다. 그 차연에서 성찰과 반성, 삶의 기회가 발생하는 것일 터. 우리의 여행이 깃발 꽂기나 인증 샷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빈다.
 글에 사랑이 빠질 수 없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사랑은 함부로 변명하지 않는다’, ‘진짜 사랑과 가짜 사랑을 구분하는 기준은? 상대를 자신의 일부로 여길 수 있는지 여부가 아닐까?’, ‘사랑은 메타포로 시작된다’, ‘愛之欲其生, 사랑은 사람을 살아가게끔 한다’. 당신이 품고 있는 사랑의 풍경은 어떤 온도일까? 표현되는 당신의 언어와 문장은 몇 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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