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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사는 게 별것도 아닌데
2019년 10월 21일 (월) 11:23:14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장자(莊子/BC 369년 ~ BC 289년경)는 송나라 사상가다. 장자가 살던 전국시대는 전란과 정치적 소용돌이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전란의 회오리가 요동치는 시대에는 뜻은 있으나 때를 얻지 못하던 사람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그런 시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장자에게는 그런 야망이 없었다. 장자는 벼슬을 주겠다는 초나라의 왕이 보낸 두 대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대들은 빨리 돌아가 나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마시오. 차라리 시궁창에서 뒹굴며 즐거워할지언정 나라를 가진 제후(諸侯)들에게 구속당하지는 않을 것이오. 죽을 때까지 벼슬하지 않아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자 하오.” 이처럼 장자는 벼슬을 멀리하면서 청산에 들어가 짚신을 엮어 끼니를 때우며 유유자작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아내가 죽었다. 장자는 아내의 죽음을 당연히 슬퍼해야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땅바닥에 두 다리를 뻗고 앉아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 그의 친구인 ‘혜시’가 조문을 왔다가 이 광경을 보고 장자를 심하게 나무랐다. 그러자 장자는 “아내가 죽자 나도 놀라고 슬펐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삶과 죽음이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왔다가 가고 갔다가 다시 오듯이 무한히 순환되는 것과 같다. 내 아내는 지금 거대한 방에서 편히 잠자는데, 내가 곡을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천명을 모르는 소행처럼 생각되었다. 그래서 곡을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자는 삶과 죽음을 그렇게 해석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해 이 같은 글을 남겼다. 오직 나와 저(해골)만이 알고 있다. 일찍이 삶도 없고 죽음도 없다는 것을. 삶과 죽음을 걱정하랴. 삶과 죽음을 즐거워하랴. 오직 너와 나만이, 네가 일찍이 죽지 않았고. 일찍이 산적도 없다는 것을 안다. 너는 과연 해골이 된 것을 괴로워하는가. 나는 이 세상에 있는 것을 기뻐하고 있겠는가...그는 또 죽음이 임박하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땅으로 관을 삶고, 하늘로 관 뚜껑을 삼겠다. 해와 달과 별이 내 장식품이 되리라. 내 장례는 이미 준비가 되었으니 무엇을 더 준비하랴.”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부와 명예를 위해 사는가. 살아있으니 사는 것인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아니면 불행한가. 장자처럼 벼슬 앞에서, 죽음 앞에서 과연 우리는 초연해질 수 없을까. 10월의 강산이 삶과 죽음을 말해주는 듯 붉고 또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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