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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천병희 옮김 <헤로도토스 역사>
책 익는 마을 지 준경
2019년 10월 13일 (일) 22:55:48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
 헤로도토스가 기원전 440년경에 쓴 《역사》는 서양 최초의 역사책으로 여겨진다. 전 9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항쟁 유래로부터 페르시아 전쟁의 종결에 이르기까지 저술되어 있는데, 제9권은 미완성이다. 키케로는 헤로도토스를 ‘역사의 아버지’라 불렀다. 좁게는 그리스 도시 국가들과 페르시아 제국 사이의 전쟁을 다루었지만, 헤로도토스가 여행한 여러 지역의 문화, 풍습, 역사도 폭넓게 다루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자들의 여러 증언을 토대로 하였는데 확인할 수 없는 증언은 적으면서 사실인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썼다. 그러나 그의 역사 기술이 사실과 다르고 내용에 편향적인 시각이 들어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일례로 2세기의 작가 루키아노스는 풍자적인 요소가 강한 그의 작품 《실화》에서 헤로도토스를 거짓말쟁이로 비난하고 있다. 근대의 학자들 여러 명은 헤로도토스가 자신의 여행한 범위를 과장했고 정보 출처를 지어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고고학적, 문헌학적 발견으로 잘못이라 생각되었던 헤로도토스의 기술이 사실이었다는 것이 여러 차례 드러나면서 《역사》의 정확성에 대한 신뢰는 20세기 중반 이후 더 높아졌다. 이제 헤로도토스는 역사뿐만이 아니라 민족지, 인류학의 아버지로도 평가된다.

■ 믿을 수 없는 증언들
 헤로도토스가 전하는 내용에는 나일강이 매년 범람하는 것이 남쪽 멀리 눈이 녹아서라는 증언이 있는데 헤로도토스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더운 곳에 눈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적고 있다. 또 이집트에서 만난 페니키아 뱃사람들은 아프리카를 돌아 항해하면서 서쪽으로 항해할 때 태양이 오른쪽에 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했다고 적고 있다. 이렇게 헤로도토스는 자신이 믿지 않은 증언들도 전달하면서 당시 지리학에 관한 정보를 우리에게 남겨주고 있다.

■ 산문의 호메로스
 과거의 위업을 후세의 기억 속에 남긴다는 지극히 서사적 발상하에 지리, 풍속, 역사, 삽화, 종교등 너무나도 다양한 사항이 수록되어 있어 이것이 때때로 주제에서 이탈함으로써 보기에 따라 전체의 통일성이 결여된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사항을 동서 간의 항쟁이라는 일관된 역사적 전체 속에 집어넣었고, 페르시아 전쟁도 그 한 부분으로 파악한 것은 이 책이 구성상 통일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헤로도토스의 역사적 달관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하겠다.
 《역사》의 문체가 지니는 매력은 다양성과 유연성에 있다. 직설적인 묘사와 과학적 산문이라고 할 건조한 문체, 그리고 극적인 긴장감을 주는 표현등 변화가 풍부하다. 또한 줄거리의 교묘함, 서사시적 웅대함, 즐거움을 주면서 가르치는 수완, 낭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점등이 헤로도토스가 '산문의 호메로스'로 불리는 이유이다.

■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책에선 적군을 패주케 하고 더없이 아름답게 죽은 아테네 사람 텔로스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했고, 두 번째로 아르고스의 헤라 축제 때 어머니를 모시고 달렸던 클레오비스와 비톤이라 했다.
 인간이란 전적으로 우연의 산물이다. 왕은 거부에다 수많은 백성을 다스리는 자이지만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는 행복을 논할 수 없다. 큰 부자라도 운이 좋아 제가 가진 부를 생을 마감할 때까지 즐기지 못한다면 그날 그날 살아가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이 행복하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행복하다고 불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 삶의 선택: 맺은 말
 부드러운 나라에서는 부드러운 남자들이 태어나는 법, 놀라운 곡식들과 용감한 전사들이 같은 땅에서 태어나기란 불가능하기에 페르시아인들은 평야를 경작하며 남의 노예가 되느니 척박한 땅에 살며 지배자가 되기를 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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