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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이라영 지음 <타락한 저항>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19년 09월 09일 (월) 11:01:21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조국’현상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논쟁(이하 통칭 조국)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자.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위화감. 또 하나는 왜 조국밖에 없는가? 조국의 딸이 만약 내 딸이라면 의전원에 갈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 반칙과 특권을 거부하고 민주와 공동체의 연대를 옹호한 조국의 개인 삶은 비록 위법과 탈법은 없었더라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좋다. 젊은 청춘들이 공정하지 않다고 조국을 반대하지만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있다. 적폐 청산 후 조국은 내치면 된다고 청춘들을 설득하면 된다. 조국도 ‘부와 지위가 대물림되는 적나라한 특권 사회의 모습은 청년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주었다. 거듭 성찰하고 사과하겠다’고 했다. 한번 봐 주자고 하자.
 근데 왜 꼭 조국이어야만 하는가? 다른 사람은 없는가? 그렇게 사람이 없나? 내부 사정이 있겠다. 그건 청와대와 여당의 몫이다. 그가 장관이 되면 논쟁은 끝이 날까? 아니다. 사람중심과 진영 논리에 빠진 사람은 끝일 수 있으나 사안과 맥락을 놓치지 않는 사람은 끝까지 본다. 진정 적폐는 청산이 될 것인지. 만약 촛불 혁명의 요구인 적폐 청산이 미흡하거나 또 다른 적폐를 만들어 낸다면 왜 꼭 조국이어만 하는가에 대한 책임을 청와대와 여당은 져야 한다. 두고 볼이다. 장관이 되어도 문제니까. 

■ 여성혐오와 반지성주의
 저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성혐오’에 대해 분석한다. 자신이 보통 당연하고 부차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안에 대해 여성혐오라고 문제를 제기하면 ‘진지충’이라고 사람들이 말한다고 한다.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인다’고 오히려 핀잔하는 반지성적 태도는 약자와 성소수자들의 인권은 대의를 위해 잠시 희생되어도 좋다는 인식을 갖는다. 저자가 예로 든 것이 홍준표, <나꼼수>의 김어준, 탁현민, 강신주, 유시민, 김규항등의 언어다. 그들에게 여성비하는 ‘표현의 자유’나 ‘개인의 취향’에 따른 것이고, 주제를 표현하는 과정에 부산물로 의도치 않게 나온 결과일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상이 된 약자와 소수자는 조롱을 당했다고 느끼고, 거기에서 비롯된 수치심은 오롯이 본인들이 감당할 몫이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박 근혜 전대통령을 풍자한 이구영의 작품 <더러운 잠>이 생물학적 여성을 비하하는 꼴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나꼼수>의 비키니사건에서 여성의 노출은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의 참여라고 추켜세우면서, 메갈리아에서의 여성들의 활동은 IS와 일베와 동급으로 취급하며 비난하는 소위 지식인의 언어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메갈리안의 활동은 ‘익숙한 평화 속에 깃든 폭력을 사라지도록 만들 수는 없지만 폭력을 폭력이라 명명하도록,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추동력을 주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 정치적 올바름
 여성혐오는 반지성주의에 연유한다. 풍부한 지식으로 무장한 반지성주의는 자신의 무지를 자유와 취향으로 여기며, 나아가 무식을 자랑하기까지 한다. 대안은 뭘까? 생각하고 성찰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 것도 상대방 입장에서. 소수자와 약자의 입장에서.
 ‘사회의 야만은 약자 멸시에 있다’ 이를 외면하면 ‘차별은 문화가 된다.’ 저자는 “진보의 허위와 모순을 인식하되, 깊은 회의와 냉소, 호나멸은 꾸준히 경계”하고, “생각하는 인간으로서 나와 타자의 관계를 고민하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인간으로서 질문이 위험하지 않은 사회를 포기‘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정치적 올바름은 교조적으로 흐르면 규제만 남는다. 이는 ‘꾸준히 올바름의 지향점을 찾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자를 ‘진지충’, ‘프로불편러’로 일컫는 것은 반지성적 태도다. 사람중심 시각과 진영논리가 정치적 올바름의 지향을 방해한다. 그렇게 되면 ‘비평은 부실해지고 여론 재판이 활발해진다’.
 
■ 다시 ‘조국’현상
 애초에 이 책을 든 이유는 조국현상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해서다. ‘여성혐오’와 ‘특권현상’이라는 소재가 서로 층위가 안 맞는 듯 하지만 서로 연결되는 고리 몇 개는 건질 수 있었다. 하나는 정치적 올바름. 또 하나는 약자의 시선이다. 조국이라는 사람에 집중하고, 진영의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사안을 보자는 것이 현 정세를 바라보는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또 하나는 조국논쟁의 약자는 청춘들이다. 청춘들의 시선과 주장에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족. 엄마와 딸은 주어진 조건과 제도에서 성실히 열심히 노력한 죄 밖에 없다. 물론 탈법과 위법이 있다면 그에 응당한 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 이상 윤리적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입장을 바꾸어 우리라고 그러지 않았을까? 이번을 계기로 특권사회를 조장하는 공정하지 않은 제도를 바꿔보려는 논쟁과 토론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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