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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손학규의 길
2019년 05월 14일 (화) 11:49:59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한 때 고단수 정치인으로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및 당 대표 선호도 1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으며, 신뢰를 바탕으로 후배 정치인들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비록 갈지자를 걷기도 했으나 적어도 4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손 대표가 2015년 전남 강진에서 칩거할 때 많은 정치인들이 그를 찾은 것도 정치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2015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강진을 방문했다. 문 대표는 당시 계파정치 청산과 새정치를 내세우며 손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그는 거절했다.

지금 돌아보면 민주당에 복귀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2014년 7월30일 치러진 수원 팔달 보궐선거 패배 후 손 대표는 ‘정계은퇴’를 선언했고 그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의 러브콜을 계속해서 거부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국민의당은 그를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 층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고 영입을 추진했다. 당시 국민의 당이 호남에서 선전하자 바짝 긴장한 더민주‘ 김종인 대표도 히든카드로 손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양측 모두 허사로 돌아갔으며 비슷한 시기 새누리당도 손 대표의 영입을 고려한 바 있다.

손 대표가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여야 정치인들은 이 같이 그에 대한 구애활동을 멈추지 않았고, 상당수 국민들 또한 그의 정계복귀를 고대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변했다. 늘 그렇듯이 손 대표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탓이다. 정치는 타이밍이 생명이자 기회지만 손 대표는 언제나 타이밍과 엇박자를 냈다.

강진에서 상경할 때에도 그는 시기조절에 실패했다.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들과 손을 잡을 때 이미 손 대표의 험로는 시작됐고 그의 정치여정도 벼랑 끝을 예고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금 ‘대표직 사퇴’라는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언주의원을 비롯한 하수들과 한배를 탄 것이 패착을 부른 셈이다.

때문에 이제 손 대표가 믿고 의지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의 주변에는 도덕과 양심까지 내팽개친 양아치들만 즐비 할 뿐이다. 그리고 탐욕으로 얼룩진 꾼들에게 겪어야 할 수모만 남았다.

그래서 이제는 정말 손학규가 일어서야 한다. 그리고 이제 떠나야 한다. 처음처럼, 민주화운동의 길목에서 홀로 서 있을 때처럼 그렇게 정치를 마감해야 한다. 그것이 사내다운 일이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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