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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19년 04월 29일 (월) 12:15:51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작품소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는 영국작가 줄리언 반스의 대표소설이며 영미문학에서 최고로 여겨지는 맨부커상을 2011년에 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의 화자이며 주인공인 토니는 어린 시절 친구였던 에이드리언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그로부터 40 년 후 토니는 자살했던 에이드리언의 일기장이 자신의 유산으로 남겨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토니에게 에이드리언은 학창시절 가장 친한 친구들 중에 한명 이었지만, 자신의 여자 친구를 가로챈 배신자이기도 했다. 그런 관계의 옛 친구가 자신에게 일기장을 남긴 이유가 궁금해진 토니는 그 일기장을 찾기 위해 옛 여자 친구인 베로니카를 만나게 된다. 이 작품은 토니가 베로니카를 만나 옛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시간과 기억
 1부의 대부분은 토니의 학창시절 중 역사시간과 영어시간에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 대화는 작품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와 결말을 위한 복선이므로 주의 깊게 읽을 필요가 있다. 특히 헨리 8세의 치세를 설명해 보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에이드리언은 이와 같은 대답을 한다. “모든 역사적 사건에 대해 우리가 진실 되게 할 수 있는 말은 ‘뭔가 일어났다’는 것 뿐입니다.” 이 문장은 반즈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문제의식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겪는 사건들(역사적 사건이든 개인적 사건이든)의 원인이 항상 자명한가에 대한 질문이다. 물론 원인과 결과가 논리적으로 잘 설명되는 사건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원인을 규명하기에 애매한 결과에 대해서는 섣불리?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 에이드리언의 답변을 통해 잘 드러난다. 같은 질문에 마셜이라는 친구는 “거대한 혼란이 있었습니다.”라는 대답을 하는데 이것은 주인공 토니가 마지막 장에서 느꼈던 감정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

■ 만들어진 기억
우리는 한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한 원인을 항상 갖다 붙이려는 습성이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친구에게서 누군가의 사건을 듣게 되었을 때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무엇인가? ‘왜 그랬을까?’일 것이다. 그때부터 추측과 가정을 더해 어떻게든 원인을 만들지 않는가.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건의 내용이 추측과 가정이 결합되어 재창조되는 것은 흔히 겪는 일이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라고 에이드리언이 말한 것처럼 토니가 기억하는 사건은 실제와 전혀 다르다. 만약 하나의 사건이 각자 다른 환경에서 지배받은 경험의 기억으로 설명된다면 결과에 대한 이유는 다양해 질 것이다.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원인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 사랑과 죽음
영어시간에 선생님은 TS 엘리엇 시의 주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에이드리언은 ‘사랑과 죽음’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반즈가 2부에서 드러내는 주제라 할 수 있다. 사랑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관통하는 개념은 시간이다. 4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토니는 에이드리언이 왜 자살을 했고, 사랑했던 베로니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일 뿐이다. 한 때 친구였던 에이드리언과 사랑했던 여인 베로니카의 배신으로 괴로워하며 썼던 편지는 저주에 가까웠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 편지 내용대로 살게 된 베로니카의 삶이었다.

■ 반전의 반전
작품에서 문제제기의 실마리를 주는 것이 바로 편지이다. 이것은 유일하게 인물들의 관계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역사의 진실 된 증거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편지를 통해 드러나는 인물들의 관계와 사건은 반전의 반전을 보이며 읽는 이로 하여금 허망한 감정마저 느끼게 한다. 이중 반전을 겪는 인물은 토니다. 하지만 우리는 토니의 언어를 통해 그 감정을 느낄 수는 없다. 반즈의 작전일 것이다. 우리는 그 말도 안 되는 결말을 온전히 스스로 느끼고 해결해야만 한다.
 이 작품은 150페이지의 중단편으로 소설작품 치고는 짧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속에 반즈가 담아 놓은 의미들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 어떤 소설보다 깊이가 있고 다양한 시각의 스펙트럼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를 선사한다. 줄리언 반즈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플롯의 구성이 선형적이지 않기 때문이지만 대중성을 갖춘 이 작품은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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