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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김 웅현의 시집 <눈물 속에 핀 무명화>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19년 04월 08일 (월) 11:54:33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고통과 외로움
 시집의 화두다. 시인은 49년생으로 2005년 4월에 첫 시집 <임이 오시는 길>을 냈다. 이 시집 회갑기념이 되었다. 그리고 올 해 두 번째 시집을 냈다. 고회기념이 된 책이다. 시인은 왜 시를 썼을까? 타고난 문학적 열정이 있어서? 아니면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서? 아니다. 그 것의 시작은 고통과 외로움일 것이다.
 시인은 늦둥이다. 아버지 50세에, 어머니 42세에 시인은 태어났다. 열 아홉 살 터울 형님이 있었다. 개구쟁이 시절, 시인은 ‘가재도 잡고 물고기도 잡아 감아 꿰달고’ 다녔다. 그런 ‘싱긋싱긋 웃으며 귀엽게 노는’ 아들을 아버지는 이쁘게 ‘놀렸’겠다. 엄마는 늦둥이의 짓 굳은 장난에 ‘우리 호박농사 다 망쳤다, 하면서 애처로워’하셨고, 의문이 많은 아이의 응석을 다 받아 주셨나 보다. 시인에게 어머니는 장날 오고 가는 '쫄쫄 굶고 집을 향하는‘ 여인네들에게 ’허기진 배를 채워 주신‘ 후덕한 분이셨다. 2년 늦게 들어간 초등학교는 깔하고 풀매며 ’공부는 뒷전이고 일에만 열중‘하던 시절이었고.
 시인은 7살에 아버지를, 15살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20살에 든든한 후원자인 형님이 돌아가셨다. 초등학교 졸업 후 ‘광산 후산부로 구루마꾼’이 되었다. 돈을 모아 밭과 논을 장만했다. 그러나 ‘고기 한 근 과일 하나 사 들고 오는 이’없는 명절 날의 외로움은 어찌할 수 없었다. 후에 시인은 영보광업소 공무과에 입사했다. 25살에 결혼을 하고 1녀 2남을 두었다. 시인은 ‘우리는 두려움 없이 세상을 열심히 살면서 나는 광업소에 근무하고, 낮에 안식구는 밭일 밤에는 수놓는 작업’을 하며 살았다고 회고한다. 그런 처를 10년 후 위암으로 떠나 보내게 된다. 재혼을 했으나 이 분 또한 혈액암으로 이승을 등졌다. 어찌할 것인가? 이 삶을.

■ 글쓰기  
 고통의 영역은 크게 세 가지다. 내가 속해 있는 사회, 내 주변, 그리고 나의 내면. 시인은 자신이 뿌린 씨앗인 자식들을 위해 몸을 다 잡았다. 그 때의 심정이 <아름다운 꽃으로>에 잘 표현되어 있다.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저히 극복되지 않아서 갈필 잡지 못했다’고 한 시인은 광산에서 조선소에서 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열심히 일했다. 고통의 겉면은 이렇게 사회 생활과 곁에 있는 가족을 위해 극복되고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내면의 고통과 그로 인한 외로움은 어찌할 것인가? 고통은 말한다고 말이 되는 것이 아니다. 들어준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내면의 고통을 잘 다루지 못한다. 그저 발산하거나 무시하거나 할 뿐이다. 그러나 시인은 글을 썼다. 공부를 했다. 자신의 내면을 대상화했다. 나 안의 나에게 말을 걸고 그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썼다. 글은 시가 되었고 서정과 서사의 시어들은 풍경이 되고 이야기가 되었다. 시인은 위로와 위안을 느꼈을 것이다. 내 안의 내가 시인에게 말을 건넸을 것이다. “그래 잘 살았어! 잘 했어!”
 그렇다고 고통이 극복되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버티는 힘은 생겼을 것이다. 그 힘으로 시인은 세상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다. ‘나보다 더 외롭고 쓸쓸히 살아가는 모든 분들 좌절하지 말고 힘내시길!’ 그리고 자신에게도 말할 수 있다. ‘문학과 함께 열심히 살겠다’는 것과 ‘불우한 학생을 가르치고 여생을 마감할까’한다고. 버티는 힘은 살아가는 힘이 된다. 고통이 희망이 되고 외로움이 존재감으로 승화된다. 

■ 임이 오시는 길
 예쁜 보조개가 마치 꽃을 피우는 듯 하다. 웃고 들어오는 임. 순간 시인의 머릿 속에 ‘잔잔한 물결’에 ‘철썩이는 파도’가 떠오른다. 임의 웃는 모습이 마치 파도의 소리와 닮아 있다. 한 폭의 풍경화다. 그 속에 그려지는 이야기는 무얼까? 시는 시청각을 담고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꾼을 모아 온다. 시인은 세상 사람과 사랑하는 곁, 그리고 ‘내안의 나’를 초대한다. 들어 보시죠..하면서.
 우리는 본다. 시인을. 노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어깨와 몸짓, 햇볕에 그을린 얼굴, 쉽게 물러나지 않는 의지의 입매. 그리고 장난기와 낭만이 들어 있는 눈망울과 눈빛. 시는 시인과 함께 할 때 완성된다. 임이 왜 오시겠는가? 시인을 만나기 위해서지 않겠는가! 그렇게 당신이 사랑하는 임과 함께 꽃과 파도가 있는 앞 길을 걸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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