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3.22 금 15:24
의정비, 시립노인병원
 
> 뉴스 > 오피니언/정보
     
[박종철 칼럼]태극기에 대한 단상
2019년 03월 04일 (월) 11:53:20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지금은 추억이 됐지만 과거 영화관들은 영화 상영에 앞서 '대한늬우스'와 '애국가'를 먼저 상영했고 태극기가 늘 등장했다. 박정희 정권에서부터 노태우 정권에 이르기까지 영화관 뿐 아니라 애국가와 태극기는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했다. 국기 강하 시간이 되면 여지없이 애국가가 흘러 나왔고 길을 가던 사람들은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부동자세로 태극기를 주시해야 했다. 이를 겪어보지 못한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그 때 그 시절은 그랬다.

이 같은 기억이 애국가와 태극기에 대한 사랑과 존엄을 가볍게 여겨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가슴에서 우러나지 않는 애국심을 정부가 강요했고, 국민들은 그 강요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영화관에서의 애국가 상영은 유신 초기부터 시행됐다. 누군가 미8군 영내 극장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아 당시 문공부 장관에게 건의 한 것이 시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국기강하식 때의 나라사랑(?)도 사정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1978년 정부는 '애국심 함양'을 내세워 '국기강하식'이란 제도를 만들었고 그 제도를 국민들에게 전파했다. 공청회를 비롯한 설명회나 토론회 등이 있을 리 없었으며 해당 기관이 명령만 내리면 그것이 곧 법이었으니 힘없는 백성들이야 거부할 방법이 없었다.

거부는커녕 이러한 정부의 명령에 불복종이라도 하게 되면 즉시 빨갱이로 몰려 죽도록 두들겨 맞거나 감옥에 가야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종교단체를 비롯한 사회단체들의 폐지 목소리가 높아지자 1989년 1월 23일 노태우 정권은 극장에서의 애국가 상영과 길거리 국기 강하식을 없앴다. 1953년부터 국정홍보용으로 상영했던 '대한늬우스'는 1994년 폐지됐다.

유신정권에서 노태우정권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사연을 간직한 태극기가 이제는 새로운 풍속도에 몸을 실었다. 극우집회의 깃발로 전락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태극기의 소중함을 잊었다. 극우단체가 집회 때마다 왜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드는지, 태극기는 또 이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100년 전 우리민족이 치켜들었던 태극기를 생각하면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그 때의 태극기는 숭고함과 존엄을 넘어 대한민국의 희망이요, 조선독립을 염원하는 상징,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민족을 하나로 묶어내는 정신적 지주 역할도 톡톡히 해 냈다. 군사정권이 비록 태극기에 대한 숭배 의식을 강요했지만 거기에도 분명히 나라사랑은 존재했다. 우경화돼가는 보수들에 의해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태극기에 대한 숭고한 역사마저 짓밟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박종철 논설주간의 다른기사 보기  
ⓒ 보령신문(http://www.charm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기사의견쓰기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가장 많이 본 기사
[기자수첩]옷깃에 달린 뱃지의 무게
2019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보령지역
[박종철 칼럼]자유한국당의 구질구질
신비의 바닷길 축제, 한 단계 더
"물이 고일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석탄화력발전 수명연장 중단해야"
시내 도로망 정비 가속화된다
보령시, 민원서비스 최우수 기관 선
[국민연금 Q&A]
농어업에
"주민참여예산제 넘어 학생 참여 예
 
우편번호 33436 충남 보령시 신설 3길 11, 1층(동대동, 모스트센터) | Tel: 041)936-0005 | Fax:041)935-1356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중
Copyright 2009 보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jong86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