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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간사함의 미학
2018년 12월 17일 (월) 12:43:46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인간은 얼마만큼 간사할 수 있을까. 그 끝과 속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인간을 “간사한 동물”이라고 말한다. 또 그 간사함을 “똥 싸러 갈 때 다르고 올 때 다르다”고 표현할 때가 있으며, 어제의 적이 나에게 이익이 된다면 머리까지 조아리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간사함 앞에서는 양심도, 정의도, 능력도 별로 쓸모가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밀실 처리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는 야 3당을 배제시키기 위해 양당은 커튼 뒤에서 짝짓기에 들어갔고, 예산안을 처리한 후 민주당 홍영표 원내 대표는 무슨 영웅이나 된 것처럼 언론 앞에서 환하게 웃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중 하나인 선거제도 개혁을 민주당이 스스로 깼으며,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미디어어법 등의 날치기를 일삼은 한나라당의 추한 관행을 그대로 답습했다. 이후 민주당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단식과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결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민주당이 창당 60해를 넘기더니 망령이라도 든 것인지 추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신들의 밥그릇인 세비를 인상하고 부자에게는 감세를 적용하는 코미디까지 연출했지만 정작 ‘유치원 3법’은 야당의 반대를 문제 삼아 끝을 보지 못했다. 이 얼마나 간사하고 부끄러운 일인가. 그래도 이들은 오늘도 촛불 정신을 내세우며 의회민주주의와 적폐청산에 핏발을 세우고 있다.

박근혜 탄핵정국 당시 민주당소속의 이언주 의원은 ‘촛불 홍보단’을 이끌었다. 이후 국민의 당을 거쳐 바른미래당에 둥지를 튼 철새다. 부산이 고향인 이언주는 여기에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무성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를 넘보며 자유한국당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여론에 몸을 실었다.

이언주는 또 박정희를 ‘천재 정치인’ 이라고 극찬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며 이른바 ‘반문연대’ 추진으로 여전히 시끄럽다. 이 같은 과정이 간사한 일인지 정의로운 일인지는 유권자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만 필자는 이언주로부터 간사함의 미학을 배운다.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인 갑질은 그 누구보다 용감했다. 여론의 뭇매를 견디지 못한 양회장이 검찰 포토라인 앞에서 결국 고개를 숙였지만 그것을 진실로 본 사람은 없다. 위기를 조금이나마 피하고 보자는 눈속임과 간사함이 그에게 가면을 씌웠을 뿐이다.

이처럼 정치가 그렇고 사회가 그렇고 역사의 절반은 인간의 간사함으로 꾸며진다. 형제 자매간의 이해 다툼도 결과를 놓고 보면 대부분 끝없는 욕심과 감사함에서 비롯될 때가 많으며, 부모의 재산정도에 따라 자식들의 효도가 달라지는 것도 물리적인 간사함과 무관치 않다. 게으른 사람에게 돈이 따르지 않고, 변명하는 사람에겐 발전이 따르지 않고, 거짓말하는 사람에겐 희망이 따르지 않으며, 간사한 사람에겐 친구가 따르지 않는다는 교훈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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