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저하 등 고용기피로 취업은 '바늘구멍'
복지정책 미흡…말뿐인 편의시설에 '불만비등'
상시인원 300명 이상 고용의무화는 '속빈강정'
사진설명:지난해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제1회 보령시 장애인화합잔치가 열린 가운데 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이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별한 날에만 장애인을 위한 각종 행사가 마련되어 결과적으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과 고용률이 크게 부족해 장애인들의 불만이 크다.
극심한 경제 여파에 따른 기업의 축소가 고용을 둔화시키는 원인도 되지만 아직도 생산성저하 및 신속한 활동상의 부족 등을 이유로 고용기피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0년 12월 31일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법률을 대통령령으로 제정, 장애인의 자생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법적 제도화에 힘쓰고 있다.
또 이를 해태·거부하거나 기준고용률에 미달하는 사업주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노동부장관에게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토록 하고있다.
그러나 이 같은 법률에 의해 관내에서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는 해당업체는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일자리를 원하는 전체 장애인 대 고용률은 지극히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체의 의무 고용률을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 업체에 한해 2%로 규정함으로서 사실상 '모양갖추기식' 법률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업자의 희망에 따라 취업이 이뤄진 일부 소규모 고용현장에서 마wu 직급 및 임금면에서 차별대우를 서슴지 않고 있으나 쫓겨날 것을 우려해 권리 주장을 못하는 장애인도 상당수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다.
그나마 이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라도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행운이라고 장애인 단체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김모씨(40, 지체장애인)는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못쓰게 되면서 직장에서도 쫓겨나 7년째 이력서를 들고 뛰고 있으나 번번이 거절을 당한 케이스. 사고 이전 김씨는 비교적 명문대로 일컬어지는 모 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에서 곧바로 취직이 돼 연봉 3천여 만원을 받는 대리급 사원이었다. 그러나 장애를 입은 뒤에는 활동이 부자유스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취업이 안되고 있는 상태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취업이 곤란한 중증장애인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한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2000년 1월 12일 제정되면서 공무원의 경우, '고용권장' 사항이 '고용의무'로 바뀐 점이다. 이 법률에 따라 이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공무원정원의 2% 이상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또 민간사업주의 경우에도 근로자 2%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의무고용률을 초과할 때는 장려금 명목으로 최저임금의 100%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법률이 얼마만큼의 고용효과를 거둘지는 사실상 미지수다.
고용외면에 생계지원비는 '쥐꼬리'
현재 보령시청의 경우 전체 공무원은 829명이다. 이중 장애를 가진 공무원은 13명으로 모법에서 요구하는 의무고용 2%에는 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시관계자는 "직렬별로 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부서에만 채용하여 총 공무원수보다 3명정도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렇다고 고용에 관한 법률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령시 전체 공무원 수는 829명이지만 지도·토목직 등을 포함, 왕성한 활동을 필요로 하는 인원 256명을 제외하고 채용규모를 산정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수치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관내 민간사업자 부문에서도 남포요업, 태양도예, 보령세라믹, 세광섬유, 태양오토바이, 정심원 등에 모두 26명만이 취업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령에 주소를 두고 외지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애인은 8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관내 전체 장애인(시각, 농아, 지체, 정신)4천430여명의 생계유지가 날이 갈수록 어려운 것이 현실로 밝혀졌다.
4천400여 장애인중 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지급되는 중증장애인 생계보조수당 또한 극히 제한적으로 지급되어 중증 1·2급 장애인과 정신지체 3급이내의 장애인이 또 다른 장애를 가지고 있을 때 월 5만7000원(도비 1만2000원포함)이 지급된다.
그나마 수혜대상은 4백43명에 불과하여 전체 장애인의 10%를 넘지 못하고있다. 때문에 정부에서 내세우는 장애인복정책은 생색내기에 그쳐 관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는 등 이 제도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장애인 시설 협소에…서러움도 '내 탓이오'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또한 크게 모자라 이들의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우선 내과, 외과, 치과 등의 전문 병·의원급이 대부분 2·3층에 자리하고 있어 각종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으면 가파른 계단이 먼저 이들의 접근을 막는다.
어렵게 계단을 올라가 치료를 마친다 해도 장애인들의 불편을 고려해 간호원들이 계단 및 까지 부축해주는 병·의원은 단 한곳도 없다는 게 장애인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한 장애인은 "이 때가 가장 서럽다"며 모든 것을 장애 탓으로 돌리고 있다.
특히 교각 턱이나 교차로 인도 부분에 자동차의 진입을 막기 위해 이상한 장애물까지 설치, 휠체어나 전동식 싸이클의 통행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렇듯 장애인들의 활동을 고려치 않은 각종 시설이 난무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행정기관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보령시 지체장애인협회 소진정회장(사진)과의 인터뷰로 불편사항을 직접 들어본다.
<보령시 지체장애인협회 소진정회장 인터뷰>
-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당사자들의 생각은
= 정부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요소마다 의무화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건물주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편의시설 설치장소 또한 형식적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나마 주차 시설은 비장애인에 의해 잠식 당한지 오래다. 물론 단속도 이뤄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제도화'는 유명무실이다.
- 사회제도의 개선책이나 대안에 대해 생각해 본적 있는지
= 생계지원비를 장애급수별로 차등 지급해 주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1급 100%, 2급 80%, 3급 60% 등으로 말이다. 그래야 모든 장애인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간다. 중산층 장애인이 정부혜택을 받는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 현재 저소득층 장애인들은 전화비 및 철도할인 등 1년에 1-20만원 정도밖에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애 1, 2급에 한해 분기별로 지급되는 생계지원비를 3급 이상으로 확대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장애인 고용에 대한 소견은
= 장애인 고용의무업체에서 과태료를 내면서까지 고용을 외면하고 있다. 따라서 이 법을 강화하여 일정 규모 사업장에 시각, 농아, 지체장애인 등이 일을할 수 있는 작업장을 만들어 능력에 맞도록 고용창출을 유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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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4 수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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