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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피터 콘래드의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책익는 마을 원 진호
2018년 11월 19일 (월) 10:33:1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의료화(Medicalization of society)
 16년 한국인의 외래 진료수는 1인당 14.6회, 의료비는 60만원이 넘는다. 건강보험지출 진료비도 17년 상반기에 34조원을 썼다. 여기에 비보험처방과 시술, 대체민간요법, 건강기능식품 비용까지 합하면 어마한 돈이 쓰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의료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의료화란 ‘비의학적 문제가 질병이나 질환과 같은 의학적 문제로 정의되고 치료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즉, ‘인간의 개성이나 하나의 표현형으로서의 상태condition가 의료화의 과정을 통해 문제problem가 되고 정착되면서 질병disease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이 책은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화가 사회 구조에 어떤 의미가 있고, 개인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 의료화의 예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병일까? 어디 아프고 불편해야 병이라면, 뇌졸중, 협심증, 신부전등이 병이다. 이러한 병의 원인이 앞의 세가지여서 그 것들을 병으로 부르는 거다. 이들 병의 원인으로 비만과 스트레스, 과음, 과로를 꼽는다. 물론 유전적 요인과 나이 요소도 있다.원인의 원인을 병으로 보고 치료를 하려는 것이 의료화다. 그러나 비만하다고 다 병일까? 또한 비만은 사회적 빈곤과 운동 못하는 과로사회와도 연관이 있다. 그러나 비만의 의료화는 개인의 의지력 탓과 해결의 개인화로 귀결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탈모와 성인ADHD(과잉행동주의력결핍장애), 발기부전, 노화, 성형수술을 예로 들어 의료화를 설명한다. 탈모는 ‘심리적 불안감과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문제다. 탈모는 치료약물들이 나오면서 장애가 되었다. 많은 탈모인이 탈모환자가 된 것이다. ADHD는 소아들만 앓는 병으로 인식되어 있었으나 성인도 앓을 수 있는 병으로 재정립되었다. 많은 직장인들의 부적응 현상에 면죄부를 준 것인데, 왜냐하면 나의 업무 불이행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발기부전, 항노화, 성형수술의 확대는 ‘관능적인 몸, 영원한 젊음, 운동경기에서의 승리’라는 인간의 욕망에 기인한다.

■ 의료화의 주체들
 저자는 모든 것이 의료화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자위행위는 19세기 후반까지 질병으로 인식되어 왔고, 동성애는 1970년대 탈의료화 되어, 병이 아니라 ‘지향’성으로 재정의되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그러하다. 이렇듯 의료화는 단선적이지 않다. 자칫 의료화는 자본 시장과 의사의 역할이 클 것 같으나, 생명공학과. 소비자 활동, 관리 의료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여성의 폐경기가 병으로 문제화 되어 치료제가 개발되었을까? 치료제가 나오면서 병으로 범주화된 걸까? 인간인슐린이 유전자재조합기술로 부작용 없이 대량생산되면서 많은 당뇨인의 인슐린 치료가 확산된 면도 있다. 생명공학기술의 성과가 의료화를 촉진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알코올 의존증을 병으로 인지하고 치료대상을 삼게 한 것은 시민단체의 활동이 컸다. 제약사와 소비자가 결합되어 활황을 맞이한 것들이 ‘성형수술,성인ADHD,인간성장호르몬’분야다. 
 한국에서 심평의학이 있는 것처럼, 미국에서 보험의학이 있다. 정신분석이나 심리상담에 보험사가 급여를 제한하면서, 정신치료는 약물치료로 집중되었다.

■ 의료화의 사회적 파장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첫째, 모든 것의 병리화. 둘째,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정상’에 대한 의학의 개입 확산. 셋째, 의학적 사회 통제의 확산. 넷째, 질병과 문제의 사회적 맥락보다는 개인의 문제화. 다섯째, 소비자와 의료시장의 결합.
 이러한 결과가 가치의 문제는 아니다. 세상 변화의 한 특징일 뿐이다. 다만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개인과 그 사회의 맥락을 따져 봐야 한다. 영조가 회충을 토하고 “회충은 사람과 함께 하는 인룡이다. 천하게 여길 것이 없다”라 했다. 한마디로 병이 아닌 거다. 그러나 치료제가 생기면서 기생충은 제거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의 사람이 회충을 보고 이렇게 이야기할 사람은 드물거라 생각한다.

■ 욕망과 탐욕의 의료화
 늙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오십대다. 오십년 전 오십대는 중늙은이다. 그러나 나는 이를 상상하기도 싫다. 그렇지도 않다. 그렇게 자신(착각)하고 산다. 순리대로 살자는 내 맘과 달리 내 몸은 이미 늙음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의료화는 우리의 상식과 철학(삶에 대한 태도)을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정하자. 내 몸도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니. 다만 경계하자. 과한 욕망과 누군가의 탐욕 조장에 휘둘리지 않기를. 이 책이 그러한 경계를 아는데 도움을 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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