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된 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 지나고 2월이 됐다. 세월이 유수같다는 옛 말이 실감이 난다.

동대동에서 옛 보건소 건물로 이사해 2년 10개월 동안 지내다가 지난 1월 5일까지 사무실을 비워달라는 건물주 보령시청의 통보를 받아놓고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걱정을 했는데, 마침 죽정동에 좋은 장소가 하나 있어 설이나 쇠고 이사한다는 것이 때마침 몰아닥친 강추위 속에서 이사짐을 싸고 옮기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지난날 어려웠던 6,70년 대, 집 구하기가 어려운 시절, 식구가 많으면 집을 안 빌려줘서 아이가 하나 뿐이라고 거짓말까지 하며 겨우 방 한칸 얻어 들어갔다가 거짓말이 들통이 나서 집주인한테 욕을 한바탕 얻어먹고 나니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더라는 선배들의 말이 생각도 나고, 박봉에 고생하는 직원들이 추운 날씨에 조금이라도 절약하려고 끙끙 대며 이사짐 옮기는 모습이 안쓰럽고 미안해서 돌아서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며 ‘우리도 속히 버젓한 사옥 한 칸 마련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기도 했다.

새로 둥지를 튼 곳이 아파트 지역인데,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100가구 당 3∼4가구 정도가 지역신문을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을만큼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이쯤되면 지역신문을 대중매체라 부르기가 쑥스러울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지역신문의 문제는 지역신문업계 내부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신문사는 사기업이고 시장기능에 의해 망할 기업은 망하고 흥할 기업은 흥하면 될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맞는 얘기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신문사는 사기업이지만 공적기능을 요구받고 있다. 이같은 요구는 신문과 신문사의 역할과 기능을 헷갈리게 한다.

사기업인 신문사가 공적기능을 다 하도록 하려면 지역사회도 최소한의 의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역신문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일일 것이다.

지금 국회 문광위에 이른바 ‘지방언론지원에 관한 특별법’ 이라는 법률안이 계류 중에 있는데, 지역신문이 엉터리(?)라고, 볼 것이 없다고,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여론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그래서 척결의 대상이지 지원 육성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역신문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이 웃기는 발상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지역신문은 수술대에 올려 놓을 만큼 충분히 중병이다. 방치하고 방관하는 것은 결코 지역사회의 의연함이 아니다. 지역 매체의 소멸은 지역사회의 신경망이 끊기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자만하지는 않는다. 지역신문에 대한 부정적인 주장을 우리는 겸허히 수용하고자 한다. 그리고 분골쇄신해 지역민들에게 사랑받고 꼭 필요한 존재로서 인정받도록 노력하고자 다짐한다.

새 둥지에서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지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