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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박경희의 <차라리 돈을 달랑께>
책익는 마을 원 진호
2018년 11월 05일 (월) 10:34:48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대추나무
 고향집 이웃 창석이네 마당에는 대추나무가 심어 있다. ‘아새끼 잘 낳아 살라고’ 시아부지가 며느리 보면서 심은 거다. 세월이 흘러 이 며느리 ‘고랑팔십’이 돠었고 홀로 집을 지키고 있다. 아들 창석이는 명절이여도 잘 안내려 오나 보다. 외로운 창석이 어멈을 위해 이웃집에서 쇠고기 끊어다 준다. 근데 이 어멈 ‘입이 귀에 걸려’있다. 아들이 이번 추석에 온단다. 좋겠다는 말에 이렇게 토를 단다. “좋긴 뭘 좋아. 바쁜 사램들이 일허야지. 여그서 시간 빼서 불믄 오째”
 어린 시절 할아버지댁에는 샘물과 뒷간 사이 담벼락에 대추나무가 있었다. 대여섯살 아이에게 이 나무는 도전의 대상이었다. 두툼한 밑가지를 디딤삼아 올라가면 윗가지의 갈라지는 틈으로 기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걸터 앉거나 온 몸으로 붙잡고 있으면 그 흔들흔들거림 이란! 그 나무는 나에게 요세미티 거목 그 이상의 존재였다. 나이가 먹어 가자 나무는 왜소해졌다. 땅디딤으로 바로 뛰어 오르면 윗가지에 도달했다. 시시한 존재.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나무는 죽었다. 가지는 쳐져 없어지고 몸통만 남았다. 키가 나 만해 졌다. 할아버지가 아버지 장가가면서 심었다던 대추나무는 그렇게 몇 년 더 살다가 뿌리채 없어졌다.그 터에 새 집이 지어졌다.
 누구는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대추가 동전 같다 해서 돈을 많이 벌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부와 자식은 농경 사회에서 같은 의미일거다. 요새 사과 대추라 해서 맛도 좋아지고 부피도 커진 개량종이 인기다. 사실 대추는 제사상에 오르는 제물이며, 철분이 많고 약용으로 쓰이는 한약재다. 사과대추처럼 식용이 되면서 혹여 약용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기도 한다.

■ 감나무
 본 처와 첩이 감나무 밑에서 홍시를 드신다. 할배는 가고 두 할매가 남아 짝꿍이 되었다. 할배가 있을 때 본 할매는 뒷방으로 나 앉았으나, 할배가 가고 첩이 뒷방으로 밀려났다. 본 처 자식들이 매번 첩을 내쫓았으나 본 처는 ‘길 끝에 서 있는 감나무 밑에 앉아 꺼이꺼이 우는’ 첩을 데려왔다. “여즉 안 간 겨? 나는 자래 신작로까정 간 줄 알았네”. “성님은 농이 나와유?”이러면서.
 ‘대봉감은 감 중의 왕이다.’ 맞다. 그래서 혈당을 무지하게 올린다. 그야말로 큰 감이라 열량이 거의 밥 1그룻 수준이다. 또한 단순당이 많아 밥 보다 혈당을 더 빨리 올린다. 보령에 있는 1만명정도의 당뇨인들은 어찌 하누. 작가의 입맛 다시게 하는 묘사가 얄밉다. 방법은 있다. 밥 먹고 두시간 지나 후식이 아닌 간식으로 드시고, 기왕이면 운동을 하든, 일을 한 후에 먹으면 좋겠다. 이도 저도 아니면 점심 밥 먹지 말고 한 두 개를 식사로 드시라. 매일 있는 일만 아니면 된다.
 20대 어느 때쯤 마곡사 절에 들어가 공부를 한 적이 있었다. 절 근처 다락논 사이 사이로 감나무가 많았다. 지나가다 하나씩 따 먹는 재미가 솔솔했다. 그러던 어느 날 뭔 생각인지 모르게 좀 크다는 감나무에 올라가려 굵직한 가지에 매달렸다. 그런데 뚝! 나의 등짝이 땅바닥에 내쳐졌다. 바로 30cm 남직한 옆에 허리뼈를 부술 정도의 돌덩이가 있었다. 그때의 식은 땀이란. 이후 나름 제 2의 인생을 산다고 생각했다. 물론 잊고 산다. 그러다 이런 글을 읽고 다시 기억해낸다. 그리고 또 다짐한다. 겸손하고 의미있게 인생을 살자고.

■ 앵두나무
 대학 3학년인 딸이 서울에 소개팅한다고 올라간다. 아버지로서 기분이 안 좋다. 속으로 ‘뭔 썩을 놈이 일요일날 만나자고 하는겨~ 과제해야 하는디’. 터미널까지 딸아이를 데려다 주면서 “야~ 가구짝 없는 소리 하면 한번에~ 알았냐!” 한마디 했다. 뭐 악의는 없다. 그냥 내 맘이 그랬다. 딸이 아무 말 없이 웃는다. 그리고 “아빠. 재밌는 충청도 말 없어. 써 먹게.” 곰곰 생각했다. 학교에서 친구들 때리고 집에 온 손주에게 할머니가 한 말이 생각났다. “오떤 썩을 놈이 욕을 하고 지랄이여. 뭐 땜시 욕을 혀?” 이렇게 말하고 덧붙여 딸에게 말했다. “여기서 핵심은 ‘뭐 땜시’다. 알았냐”. 고등학생 손주는 엄마 욕 하는 친구를 때렸단다. 할머니는 어린 손주를 일하는 엄마 대신 키웠다. 엄마, 아빠의 이쁨을 받지 못해 외롭게 자란 손주는 울안에 있는 ‘물앵두만 따먹으며, 닭처럼 구구구 다녔다’고 했다. 앵두처럼 이쁜 울 딸 언젠가 내 품을 떠나겠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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