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가 보령시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미세먼지 나쁨 이상인 날의 기류 및 바람 분석'이라는 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수도권의 미세먼지 '니쁨' 이상인 날은 32일 이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 서울 종로구 송월동의 서울관측소를 '종점'으로 두고 바람의 경로를 72시간 거슬러 추적했다.

추적결과 서쪽과 북쪽에서 바람이 올 때가 많았으며, 풍속은 대부분 초속 1m 정도로 약했다. 대기정체가 발생하는 조건이었다. 미세먼지(PM10) 농도가 매우 나빴던 1월20~21일은 북북서풍이 풍속 0.5~2.8m/s로 불었다. 미세먼지가 머무르기 좋은 조건이었다. 궤적을 그려보니 중국 랴오둥반도 부근에서 서해를 타고 서울로 이어졌다.

당시 궤적자료를 보면 1월15일 산둥반도에서 시작된 기류가 16~18일 서해안을 타고와 수도권 주변에서 맴돌았다. 중국 쪽에서 온 먼지가 한반도 상공에 머물면서 국내 오염물질과 합쳐져 미세먼지가 '2차 생성'됐다는 분석과 일치한다.

대기정체로 미세먼지 농도가 짙었을 때 바람의 경로들을 그려보면 서해안 지역에서 겹쳐진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61기 중 30기가 이 지역에 몰려 있다. 충남 보령·당진·태안발전소는 설비용량이 6000㎿로 세계 최대 규모다.

결국 수도권의 미세먼지가 심했던 날, 서해안 주변을 지나온 바람이 수도권으로 흘러온 것으로 보아 화력발전소 배출물질을 주요 원인이라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다.

감사원은 2016년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 실태를 감사해 "충남 지역 발전소의 수도권 대기오염 기여율이 미세먼지는 21%, 초미세먼지는 최고 28%에 달하는데 정부의 대기환경관리계획에 화력발전소 관리대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같은 여러 연구자료들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보령시민들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외에도 보령에서 가동중인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에 직접 노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주체인 중부발전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보령시민들의 건강에 대한 대책에는 무관심하며, 이를 감독하고 개선하기위해 노력해야 할 지자체가 약간의 세수와 지역발전기금을 얻어내기 위해 오히려 방관하고 있는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중부발전(보령화력)·서부발전(태안화력)·동서발전(당진화력) 등 발전 3사는 2025년까지 모두 5조 7000억원을 들여 미세먼지 배출량을 5만 3000t 줄이기로 약속했다. 석탄보일러 등 미세먼지 배출의 주요 시설을 개선하고 오염물질처리시설을 보완하는 식으로 추진된다. 이같은 방법으로 배출량을 4만 1000t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2015년 기준으로 충남 서해안에 위치한 이들 3사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9만 4000t이다.

하지만 충남 석탄화력발전소가 생산한 전기의 58.6%를 수도권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수도권의 주민들과 똑같은 기준의 전기요금을 지불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보령시민들이 화력발전소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위협당하고 있는 대책으로는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