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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18년 04월 24일 (화) 11:11:27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이덕무의 <선귤당농소>
 에 이러한 문장이 있다. "얼굴에 은근하게 맑은 물과 먼 산의 기색을 띤 사람과는 더불어 고상하고 우아한 운치를 말할 수 있다. 그러한 사람의 가슴 속에는 재물을 탐하는 속물 근성이 없다" 이 글은 한 정주가 엮은 <문장의 온도>에 나온다. 저자는 각주에서 주변과 자신을 되돌아 보며 이러한 사람이 드물다고 말한다. 그러나 책에서는 보았다 한다. 그 예로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의 '한스 숄','죠피 숄'를 예로 든다.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죽음에도 층위가 있다. 천화(天化)되셨다, 승하하셨다. 서거하셨다등의 존칭이 있는가 하면, 돌아가셨다는 평범한 표현이 있다. 뒈졌다, 죽었다등의 표현은 망자에게 씁쓸한 표현이되겠다. 유학에서는 오복이 있는데 그 중에 고종명이 있다. 명을 마칠 때 선하게 떠나느냐 욕을 먹고 떠나느냐의 차이를 말한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 바로 고종명의 삶을 산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죽음은 죽은 자의 죽음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죽음을 앞 둔 사람이 세상에다 말한 것이다.

■ 백장미 전단
 히틀러가 1934년 정권을 잡고 1939년에 폴란드를 침공한다. 21세가 된 뮌헨의과대 학생 한스 숄(1918-1943)은 학도병이 되어 프랑스 전선으로 투입된다. 반은 군인, 반은 학생 신분으로 전선과 학업을 병행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1942년 봄 한스는 ?뮌스터 주교 그라프 갈렌신부의 편지를 보고 복사하여 지인들에게 나눠준다. 이후 비판적 지식인들과 교류하고 뜻 맞는 학우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이 들과 반히틀러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하기 시작한다. 동생 죠피 숄(1921-1943)도 동참한다. 이들은 방학 동안 러시아전선으로 파송된다. 1942년 11월에 되돌아 온 그들은 다시 활동을 재개한다. 베를린 저항 단체와 연을 맺고 전국 대학에 저항조직을 만드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1943년 02월 18일 목요일. 한스와 죠피, 그리고 동료 크리스토프가 전단을 살포하다가 게슈타포에게 잡히게 된다.

■ 히틀러와 한스
 1차 세계 대전이후 경제가 침체되고 실의에 빠진 독일 국민에게 히틀러는 구세주였다. 군중을 동원하여 희망을 불어 넣고 군수산업을 일으켜 실업을 해결하였다. 문제는 압도적 지지를 받던 그가 전체주의로 나갔던 것. 인종주의를 발판 삼아 민주주의를 압살했다. 그리고 전쟁. 한스는 ‘히틀러 유겐트’라는 청소년 단체에서 활동 했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고 획일을 강요하는 문화에 치를 떨었다. 이에 대항하여 자유와 저항을 추구하는 ‘청소년회’활동을 하였다. 이 단체는 곧 불법이 되었고 한스는 체포되어 구류를 살았다. 이후 그는 공부에 매진하였고 의대생이 되었다. 이 세상에서 그나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의업의 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한스는 한 개인인 동시에 시대의 흐름이기도 했다. 그 시대 이러한 고뇌와 삶을 간직하고 산 사람이 한스 뿐 이겠는가!

■ 단두대에서
 한스일행은 체포된지 4일만에 재판을 받고 그 날 사형이 집행되었다. 한스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 이 모든 것은 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까요” 동생?죠피는 “다시는 네 모습을 보지 못하겠구나”하는 어머니 말에 이렇게 답했다.“한 두 해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어머니 모든 것을 모든 것을 우리는 스스로 받아들인 거예요 우리의 행동은 곳곳에 물결처럼 번져 갈 거예요”

■ 은근하게 맑은 물과 먼산의 기색을 띤 사람들
 소수가 하면 저항이지만 다수가 하면 일상이 된다. 모든 일의 시작은 일인이지만 사실은 다수의 생각이 그 일을 만든다. 하여 행동은 대중성을 견지하되 생각은 진일보해야 한다. 세상이 어렵고 힘들면 인성은 사나워진다. 이럴수록 '은근하게 맑은 물과 먼 산의 기색을 띤' 사람들을 떠올리며 살아가면 좋겠다. 한스와 죠피의 얼굴 색은 우리 모두에게 비쳐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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