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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소녀상의 의미
박종철 논설주간
2018년 02월 27일 (화) 11:35:27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구호를 내걸고 지난해 후반기부터 모금에 들어간 ‘보령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가 활동 7개월 만에 총 사업비 3000만원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는 보령시민참여연대를 비롯한 교육·문화·종교단체 등 관내 초중고 학생들의 정성어린 참여와 노력이 작용했으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높은 관심이 빛을 발했다.

소녀상 조형물에 필요한 원석(오석) 일체를 기부한 ㈜보창산업과 가정주부들의 크고 작은 기부금은 물론이고 고사리 손에 이르기까지 하나둘씩 모아진 폐 핸드폰 1천 여 개는 값을 따질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보물로 돌아왔고, 보다 큰 가능성까지 예고했다. 이 같은 결과에 힘입어 ‘소녀상추진위’는 오는 3월1일 ‘삼일절’을 맞아 보령문화의전당에 ‘보령평화의소녀상’을 세우기로 하고 그에 필요한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소녀상 입석 장소가 확정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시민들의 의견과 ‘추진위’의 견해에 따라 비교적 원만히 진행되는 분위기다.

지난 1965년 박정희 정권은 일본 정부와 이른바 ‘한일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는 한국이 일본을 대상으로 더 이상 법적 배·보상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일본 천황의 충견(忠犬)인 박정희가 강제징용을 비롯한 일제 강점기 피해자들의 배상을 포기했던 것이다.

위안부 문제를 외면해온 박근혜 정권은 위안부 피해자 합의 과정에서 “소녀상을 이전하는 방안을 정부가 관여 하겠다”고 이면 합의했다. 속된 말로 “그 아비에 그 딸”이란 말을 지울 수 없으며 굴욕 외교에 구역질이 치민다. 독고다이 홍준표와 자유한국당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안부 문제는 정부가 나서 돈으로 합의하고 물리적으로 해결해야할 사항이 결코 아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여성의 기본권 침해 등을 고려해야 하며 정부도 이 같은 원칙을 피해 갈 수 없다. 특히, 위안부 문제는 여야 정치권의 다툼이 될 수 없을 뿐더러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따라서 정부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아픈 과거를 치유할 수 있는 시스템은 필수다. ‘보령 평화의 소녀상’에는 이 같은 무언의 주장과 요구가 잠재해 있으며 일제 치욕을 잊지 말자는 우리의 다짐이 담겨있다. 그것이 김학순(위안부 1924-1997) 할머니가 보여준 용기를 되새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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