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파크 조감도.

김동일 시장이 오는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기위한 치적사업을 추진하면서 개인의 재산권 침해는 물론 공무원들의 편법행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령시는 지난해 12월 충청남도에 보령시 신흑동 산 178번지 등 24개 필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해줄것을 요청했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보령시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이곳을 체육시설로 지정해 '스포츠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대상지의 89%가 보전산지로 지정돼 있다.

시는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사유지에 대해서는 수용절차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29일 열린 교육체육과 행정사무감사에서 김호원 과장은 "절반가량의 토지 소유주가 반대하는데 이 사업이 가능하냐?"는 시의원들의 질문에 "수용이 가능하다"라고 답변 한 바 있다.

이런 보령시의 방침에 대상지역의 일부 토지 소유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보령시가 '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지 소유주를 제외한 채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사유재산을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진행과정 또한 행정편의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보령시와 보령시의회는 물론 대부분의 국가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근거를 제시하면서 "'보령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을 즉각 중단해 토지소유주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해 줄"것을 호소했다.

첫번째, 도시계획시설 결정시 경계설정 및 입지의 문제를 들었다. 보령시가 스포츠파크 대상지로 계획하고 있는 신흑동 산 178번지 등 24개 필지는 사유지가 22개필지, 공유지가 2개필지로 전체 대상지의 약 0.6%만이 공유지이며, 나머지 대부분인 99.4%가 사유지다. 보령시가 스포츠파크를 조성하면서 지자체가 상대하기 쉬운 개인 토지를 대상으로 도시계획시설을 결정하고 수용하면 그만이라는 대표적인 사유재산권을 무시하는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또, 신흑동에 스포츠파크 조성을 통해 축구장을 만든다면 하루에 과연 몇명이나 이용할지 의문이며, 완공 후 제반시설의 보수 및 관리에도 시민들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설의 집중을 통해 이용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종합체육관 근처에 체육시설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두번째로, 사업추진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보령시는 '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 공청회를 2차례 실시했기 때문에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당시 진행된 공청회는 일부 토지소유주들에게는 단 한차례도 고지하지 않아 참석할 수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사업에 대한 토지소유주들의 의견을 전달할 기회가 당시에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실효성을 인정 할 수 없다고 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 21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11조 제4항, 제5항에 따르면 "토지보상을 요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토지소유주에게 반드시 통보를 해야 하며, 통보받은 소유주는 그 의견을 해당지자체장에게 제출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보령시는 이와같은 단계를 철저히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토지소유주들은 이런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던 상태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스포츠파크 조성사업' 대상지역 토지소유자 4인(전체 사업 대상지 중 약 40%에 해당하는 약 50,000㎡ 소유자)은 지난 2017년 11월 21일 김동일 시장을 면담해 토지소유주들의 억울함과 해당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하고 행정의 잘못을 강력하게 규탄한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당시 김동일 시장은 토지소유주들에게 해당사업의 진행을 단 한 차례도 알리지 않은 행정의 잘못을 인정했으며, 당시 참석한 토지 소유주들에게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 한다. 또, 향후 '스포츠파크 조성'과 관련 토지 소유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사업을 진행키로 확약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직후인 11월 30일 보령시는 이들에게 '교육체육과-18105호' 공문을 통해 '스포츠파크 조성사업'과 관련 토지소유주의 의견을 듣지 못한점은 죄송하지만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 결국 김동일 시장의 사과는 '눈 가리고 아옹'식의 정치적 쇼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와관련 토지 소유주 4인은 "이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불법을 저질렀지만 그 사업은 중단할 수 없다는 막무가내식 행정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면서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의 현행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김동일 시장과 보령시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의 반발과는 별개로 이 사업이 과연 공익사업인지에 대한 여부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만약 공익사업이라면 토지 수용이 가능하지만 국가기반시설이나, 대다수 시민을 위한 사회간접자본시설등의 공익사업이 아니라면 토지수용이 불가하기 때이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토지 및 건물 등을 수용 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8가지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보령시가 추진하는 '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은 공익사업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이 사업은 수백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이로인한 수익성은 고사하고, 시설 유지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에는 보령시의 골칫거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많은 시민들의 우려를 무시한 채 김동일 시장의 고집으로 추진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김동일 시장은 3년반에 달하는 재임기간동안 '화상경마장 무산', '대천-죽정동간 도로개설 원점 재검토', '보령신항 거짓홍보 논란' 등 갖은 논란거리만 만들고 아무것도 한 일이 없이 청소만 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개월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엇인가 치적을 쌓으려 하는 조급한 마음이 보령시민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겨주는것은 아닌지 면밀한 검토와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